느린삶은 없어져야 하는가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길 - 티베트, 차마고도를 따라가다
이용한 지음 / 넥서스BOOKS / 2007년 7월

 이런 삶을 살고싶다.

 내가 알고 있던 실크로드는 기억속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차마고도를 알게 된 순간 부터 일생에 한번은 꼭 들려 보고싶어졌다. 제목 또한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길이 아니던가..

 여정은 멀고 험난하다. 차마고도는 문명에 개방되어진 곳이 아니였기에 비밀스러운 문명길로 남겨져 있었던 것이다. 세계가 하나가 되는 지구촌에서 이런 곳도 존재한다는 사실에 입이 쫙 벌어졌다. 차마고도를 통과하려는 외국인의 허가증 발급이 유연해진 것은 근래의 일이라고 한다. 미지의 세계로의 길 차마고도..베일에 쌓여있어서 더욱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것 같다.

 이 책의 묘미는 사진이다. 차마고도를 따라 여정을 간것은 이렇다 할 사건 사고가 없어서 그런지 지루하기도 했지만 컬러의 사진들이 나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한 컷 한 컷 정성스레 찍은 사진들이 책의 순서에 따라 화려하게 아니 장엄하게 펼쳐진다. 책의 여정과 함께 여행을 함께 다녀온 느낌이다. 아직은 순수한, 세상에 찌들기에는 너무 먼길 너무 높고 험난한 길, 드락숨쵸 가는 길에 펼쳐진 유채꽃과 맑은 하늘이 나왔을땐 온통 내 마음에는 노란색 유채꽃으로 물들어버렸다.

 한 번쯤은 여행하고 싶지만..그곳으로 가서 살라고 하면 조금 힘들 것 같지만..

 빨리 빨리 병이 있는 한국 사람들은 차마고도를 보면서 한 번쯤 휴식을 취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느림의 연속 고난의 연속 그 속에서 몇분인지 몇초인지 헤아리지 않아도 되는..길이 막히면 사나흘씩 머물러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 차마고도 그 길을 따라 어느새 천천히 느리게 살아도 이렇게 괜찮지 않은가?하고 어느순간 나에게 묻고 있었다.

 만년설과 빙하호수와 원시림과 거대한 협곡과 고요한 평야와 습지와 사막과 숨찬 언덕과 평화.

 이런 평화속에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