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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행복한 놀이터 - 생태도시 프라이부르크로 떠난 놀이터 여행 ㅣ 행복사회 시리즈
이소영 지음, 이유진 사진 / 오마이북 / 2017년 3월
평점 :
이 책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생태도시 프라이부르크에서
흔히 떠올리는 '생태'(대안에너지, 도시계획, 토지이용 등등)와 별 관련 없어 보이는
어린이 놀이터만 주구장창 찾아다닌 한 가족의 이야기다.
아이들이 실컷 놀 수 있는 평범하고 안전한 공간을 포함하고
그것이 가능한 문화와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프라이부르크 사람들이 생각한 살기좋은 도시의 중요한 부분이라니,
여덟살 아이의 엄마인 나조차도
'좋은 놀이터가 있어야만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은 못해봤다.
그만큼 놀이에 인색한 문화적 습성을 나도 지니고 있더라.
이 책을 읽고 알았다. 좋은 책이다.
책에는 일곱 군데의 어린이 놀이터, 그리고
아이들을 어엿한 시민으로 존중하는 프라이부르크 시의 정책과
생활환경에 대한 소개가 들어 있다.
나로서는 그야말로 eye opener였다.
어린이 존중은 마음만이 아닌 정책과 시설로 하는 거였네.
시설이 특별하고 화려해서가 아니다(그건 우리나라지).
말 그대로 애들이 자신만의 놀이와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자연과 가까운 단순한 공간들이 있었다.
애 키우는 부모라면 이 책에 나오는 놀이터들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다.
너무 단순해서.
노는 게 이벤트가 아니라 밥 먹고 매일 하는 일상이고
도시가 그걸 위해 존재한다니 참 신기해서.
도시에선 애들이 버스에 실려 이리저리 학원을 순회하느라 놀 시간이 없다고 한다.
시골에선 학교 파하고 집에 오면 같이 놀 친구가 마을에 하나도 없어서 놀래야 놀 수가 없다.
프라이부르크 부러움에서 시작한 독서는
끝을 향하며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놀까?'
우리 가족을 향한 질문으로 수렴됐다.
애들은 '체험을 위한 놀이' 말고.
부모는 '애들을 위한 놀이' 말고.
진짜 같이 재밌게 보내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