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탈주사건이 있은 뒤로, 시설의 아동 관리체계는

 

 

더욱 엄격하고 철저하게 바뀌었다.

 

그래서 아이는 더욱 더 시설의 아이들로부터

 

미움을 받게 되었고,

 

몸과 마음은 더욱 더 괴로워졌다.

 

하지만, 아이는 그런 티 하나 내지 않고

 

원래부터 난 이랬으니까라며, 대수롭지 않은 듯

 

견뎌내고 있었다.

 

그렇다. 아주 조금 더 괴로워졌을 뿐.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다만, 아주 조금이라도 달라진 것을 굳이 꼽자면,

 

아이가 정신이 다소 불안정한 아동으로

 

소문이 나는 바람에, 시설 선생님들 사이에서

 

일종의 특별관리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언제 또 어디서 이상한 사고를 칠지 모르니,

 

미연에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그렇게 정해진 듯 했다.

 

그래서 , 아이는 등교할 때도, 하교할 때도

 

아이의 멘토 역할을 하는 상급생이 따라붙었으므로,

 

전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가 없었다.

 

 

 

(사실, 말이 좋아서 멘토지, 그 상급생은 실질적으로는

 

아이의 행동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역할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다 보니,

 

더 이상 하교 후에

 

나무 아저씨와 어울릴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 그동안 어울렸다고 해봐야 두세 번 정도밖에 안 되었지만)

물론, 그렇게 된 후로도 오다가다 몇 번 더 마주치기는 했지만

 

아이는 자신에게 따라붙은 상급생의 눈치가 보여

 

그에게 눈인사조차도 못한 채 지나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무 아저씨는 서운해 하기는커녕

 

그저 빙긋이 미소 지으며 멀어져가는 아이의 뒷모습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마치 아이가 현재 처한 모든 상황을 훤히 안다는 듯이.

 

그리고 점점 자신의 기이한 능력과 행동에 사람들이

 

이목이 쏠리는 것을 의식했는지, 그는 이제 더 이상

 

예의 그 기이한 능력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이후로 그는 그저 정신 나간 사람처럼,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은 채

 

멍한 표정으로 하루 종일 나무들만을 빤히 바라보며

 

공원 벤치에 앉아있기만 했다.

 

그는, 사람들이 그에게 말을 걸던, 그를 건드리던

 

미동조차 하지 않은 채 그저 그 자리만을 지켰다.

 

때때로 뜻 모를 미소만을 지으면서.

 

서로 그렇게 되다 보니, 아이와 그의 사이도 자연히 멀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는 마음 한 구석에서 씁쓸함과 함께,

 

왠지는 모르지만,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그리움 같은 것을 느꼈다.

 

아이는 언제든 혼자 몰래 밖으로 나가

 

그를 만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아직 궁금한 것들도 많았고,

 

아직 더 맛보고 싶었다.

 

그 남자의 신기한 능력들을.

 

하지만 아이는 꾹 참고 하루하루를 견디어내었다.

 

그러다가 때때로 마음이 힘들어질 때면,

 

그 남자가 데려다 주었던 그 이상한 곳의 아름다웠던 밤하늘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달래었다.

 

그렇게 힘겨운 나날들을 보내던 아이는,

 

문득 일전에 그 남자가

 

언제든, 네가 어디서 왔는지 진심으로 궁금해질 때 펼쳐봐라

 

는 말과 함께

 

아이에게 건네주었던

 

희한한 감촉의 종이쪽지가 생각이 나,

 

밤중에 몰래 화장실 대변 칸에서

 

그것을 꺼내어 펴 보았다.

 

그러자, 아무 것도 쓰여져 있지 않았던

 

그 쪽지에서 하늘색으로 아름답게 빛나는 글자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글자들은 처음엔 도저히 읽을 수 없는, 이상한 낙서 같은

 

모양으로 나타났다가, 아이가 손가락을 가져다 대자

 

그것은 순식간에 한글로 바뀌었다.

 

종이에 떠오른, 홀로그램 같은 하늘 색 글자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이스타우사라, 이라엔쿠스 아레데프 우스흐파하르

 

세흐가라바투사 호아스바레 우스흐파하르산 시그카나부 하스유레

 

마리세투아나 이스타우사라]

 

 

글자는 한글이 틀림없었지만, 두 번 세 번 읽어봐도

 

도저히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아이가 호기심에 글자를 손가락 끝으로 한 번 더 건드리자,

 

이제야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이라엔쿠스출신 이스타우사라는 지구로 여행을 떠났다.

 

지구인들의 영적 진보를 돕기 위하여.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바로 그 사람, ‘이스타우사라본인이다.]

 

하지만, 읽고 대강 의미는 알 수는 있어도, 아이 입장에선

 

뜬금없고 말도 안 되는 헛소리 같이 느껴졌다.

 

안 그래도 요새 잔뜩 화가 쌓여있는 상태였던

 

아이는, 짜증이 확 치밀어 올라 그 쪽지를 구긴 뒤, 갈기갈기 찢어서

 

변기에 흘려보낼까 하다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겉보기엔 좀 이상해 보여도

 

이 물건은 보통 물건이 아닌 것 같았다.

 

희한한 감촉하며, 푸른 빛 이상한 글자들이 떠오르는 것만 봐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아직 어린 아이가 보기에도 이 물건은 충분히 단순한 장난감 따위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아이는 다시 한 번 더 쪽지에 떠오른 글자를 읽어보았다.

 

이라엔쿠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었다.

 

하지만 아이는 그 희한한 말을 어디서 들었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아 잠시 동안 눈을 감은 채

 

그 동안의 기억을 되짚어 보다가,

 

그 말이 어디서 들었던 말인지를 알아내었다.

 

바로, 사람들이 나무 아저씨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그 남자에게서 들은 말이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것은 원래 자신과 아이가 속해 있던,

 

지구에서 108만 광년 떨어져 있다는, 별의 이름이었다.

 

그렇다면,

 

그 남자의 말과,

 

그가 준 이 이상한 쪽지에 나온 말이 사실이라면- ,

아이는 본래 이 별에서 지구로 여행을 왔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았지만,

 

단순한 속임수나 거짓말 같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아이는 일단 쪽지를 잘 접어서 주머니 안에 넣고는,

 

조용히 화장실에서 나와 다시 잠자리로 돌아갔다.

 

그 일이 있은 뒤로, 아이는 신기하기도 하고,

 

단순히 호기심이 생겨 한 번 더 몰래 그 종이쪽지를

 

화장실 칸에서 펴 보았지만, 아무리 오랫동안 그것을

 

들여다보아도 그 때처럼 글자가 떠오르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것에 흥미가 사라진 아이는, 그것을 화장실 휴지통에

 

버리고 나왔다.

 

신기한 것을 보았다가도, 그것에 흥미가 떨어지면

금방 뒤돌아서는, 실로 아이다운 모습이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따분하고 지치는 시간들은 느린 것 같으면서도

 

빠르게 흘러갔다.

 

느릿한 것 같으면서도 어느새 빠르게 흘러

 

쏟아져 내려가는 물의 흐름처럼.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그 나무 아저씨의 모습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들리는 소문들로는, 대강 이런 예들이 있었다.

 

1 .공원 관리인에게 쫓겨났을 것이다


   

2. 근처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항의로 쫓겨났을 것이다

 

3. 다른 곳으로 떠났을 것이다.

 

4. 교통사고로 차에 치여 죽었다.

 

5. 길 가던 불량배들에게 맞아 죽었다.

 

등등.

 

어째 소문들이 하나같이 그다지 좋게 들리지 않는,

 

그런 것들이었다.

 

아이는, 겉으로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 은근히 그 남자가 걱정이 되었다.

 

진짜 소문대로 죽거나, 쫓겨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하지만, 그 소문을 확인할 길은 전혀 없었고,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하루에 지친 아이는

 

자연히 그에 대한 기억을 서서히 잊어가고 있었다.

 

그저, 어렴풋하게 느껴지는, 흐릿한 추억으로

 

머릿속 한 구석에 남겨둔 채.

 

그렇게 시간은 건조하게 흘러 아이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생이 되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어느새 아이는 꽤 건장한 체격의 청소년으로

 

자랐고, 여전히 조용한 아웃사이더 기질이 남아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친구가 아주 없지는 않았다.

 

나무 아저씨를 제외하고는 얘기를 주고받고 할 친구 하나 없었던 과거에 비하면

 

그래도 많이 나아진 편이었다.

 

아직도 많이 내성적인 성격이긴 했지만.

 

하지만, 그런 성격이 아이에게 준 유일한 선물이

 

딱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글을 쓰는 재주였다.

 

아이는 늘 어릴 적부터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였던 때가 많았기 때문에

 

그렇다보니 자연히 사람보다는 책을 더 가까이하게 되었다.

 

(물론, 교과서는 제외하고 말이다.)

 

그리고 , 유일한 말벗이었던 나무 아저씨와 어울리지 못하게 된 뒤로 부터

 

아이는 전보다 더 책에 대한 집착이 심해졌었다.

 

그러다가 얼마 후, 그 아저씨가 사라져 버린 뒤로는

 

그러한 행태가 더욱 심해졌었다.

 

아마도 자신의 텅 빈 마음속을

 

그렇게, 글로 채운 것이 아닐까.

 

그러다 보니, 자연히 아이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읽어도 그것의 구조가

 

한 눈에 확 들어와 자동적으로

 

머릿속에 정리가 되었고,

 

어떤 이야기가 재미있는지도 잘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쌓인 내공(?)을 바탕으로,

 

고등학생이 된 후부터 조금씩

 

습작삼아 짤막한 소설들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그것들을 한 열서너 편쯤 써 놓았을 때 쯤,

 

우연히 한 친구가 아이의 단편소설 노트를 훑어보곤,

 

이런 말을 했다.

 

, 인수야, 잠깐 훑어봤는데, 니가 쓴 소설 재밌다.

 

이렇게 버려두기 좀 아까운데 말야,

 

인터넷 같은 데에 함 올려보는 건 어떠냐?

 

내 친척 중에 그렇게 해서

 

책까지 낸 형도 있거든.

 

근데 내가 봤을 땐 니가 그 형보다 좀 더

 

잘 쓰는 것 같아. 글을 재미있게.

 

내가 눈이 조그매도 나름 보는 눈이 있거든. 함 생각해봐라.”

 

그리고 그 친구의 말에 솔깃해진 아이는,

 

사람들이 꽤 많이 몰리는

 

인터넷 소설 게시판에 자신이 써 두었던 것들을

 

한편 두 편씩

 

올려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식을 마치고 나서, 아이가

 

먹고 살기 위해 대학 진학도 포기한 채

 

여러 일용직들을 전전하며 힘겹게 지낼 때,

 

어느 새인가 아이의 작품들은 제법 인터넷에서 유명해져 있었다.

 

그렇다 보니, 아이의 인터넷 소설 게시판 아이디로

 

쪽지가 왔다.

 

내용은 대강 이러했다.

 

모 출판사 관계자인데, 우리와 손잡고 책 한번 내보지 않을래요?”

 

공모전을 통하지 않고 그저 이런 식으로 제의가 오는 경우는

 

그리 흔한 경우가 아니라서, 아이는 처음엔 좀 놀랐지만,

 

이번 기회에 자신의 재능을 한 번 더 시험해 봐야겠다 싶어

 

그 제안을 수락했다.

 

아이는 그 인터넷 쪽지에 적혀있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인터넷 소설 게시판의 이스타우사라입니다.

 

본명은 박인수구요. 쪽지 보고 연락드렸습니다.”

 

아이의 전화를 받은 담당자는 매우 반갑다는 투로 답했다.

 

아하, 제가 남긴 쪽지 보시고 연락 주셨군요?

 

선생님 소설 그동안 잘 읽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목소리가

어리시네요? 하하.”

 

, 고등학교 졸업한지 한 1년 지났어요. 지금은 이것저것 노가다 하고 있구요.”

 

아아, 그렇구나, 생각보다 어리시네요, 하하하, 전 최소 20대 중후반은

 

되실 줄 알았는데. , 그건 그렇고요, 지금까지 쓰신 소설,

분량이 꽤 되는데 한번 싸그리 모아서 단편집 내실 생각 있으세요? 혹시?”

 

담당자의 말에, 아이는 잠시 생각하는 듯 뜸을 들였다.

 

자신은 지금 당장이라도 OK를 하고 싶었지만,

 

담당자의 의중을 잘 알 수가 없었기에 일부러 더 대답을 질질 끌었다.

 

그러자, 다급해진 그가 아이에게 매달려왔다.

 

에이, 왜 이렇게 뜸을 들이세요, 이번에 책 내시면, 정식으로

 

데뷔하시는 거나 다름없어요. 선생님. , 그리고 저희 출판사, 사기꾼 아닙니다.

 

그건 아시죠? 하하하하하.

 

이미 이런 식으로 데뷔한 분들도 소수지만 몇 분 있어요.

 

근데 그 분들도 선생님 소설처럼 이렇게 딱 뭐랄까,

 

이거 괜찮은데? 물건이다, 마케팅만 잘 하면 꽤 팔리겠는데?

 

하는 그 뭐야, , 그래, 삘링, 그런 삘링이 있었거든요.

 

장담컨대 이거 엮어서 딱 내면 대박까진 아니더라도

 

최소 중박 이상은 칠겁니다. 10년 동안 여기서 소설 편집자로

 

근무한 제 말이니 믿으셔도 됩니다. 하하하핫.”

 

 

 

 

담당자가 확실하게 자신의 글을 원한다는 걸 확인한 아이는,

 

그제야 그의 제안을 수락했다.

 

네 그러죠. 저야 영광입니다.”

 

예에, 감사합니다, 박인수 선생님, 아니 이제 작가님이라고 불러드려야죠, 하하하,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 그 닉네임, ‘이스타우사라’? 그거 어감이 독특한데,

 

그거 무슨 뜻이죠? 어디 외국말인가요?”

 

그의 말에 아이는 웃으며 대답했다.

 

, 그거 말이죠, 사실 별 뜻 없어요. 그냥 제가 지어낸 겁니다.”

 

아이의 말에 담당자는 크게 웃어대었다.

 

그리고 , 그 통화가 끝나고 한 달 뒤, 아이는 소설가로 데뷔했다.

 

자신의 첫 단편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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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곤하다. 일단 절반 정도 쓰긴 썼는데, 뭔가 맘에 안 들어.......”

 

밤을 새워서 나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소설로 적은 나는,

 

기지개를 켜며 책상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잠시 눈을 붙였다가 잠에서 깨어난 뒤,

 

자신이 적었던 소설을 쭉 다시 훑어보았다.

 

대강 쓰고 싶었던 것들은 다 썼는데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 진짜 맘에 안 드네. 나무 아저씨 분량을 더 늘려줄까.......

 

소재는 좋았는데, 그걸 제대로 못 살렸네.

 

좀 더 영적인 느낌으로, 좀 더 환경주의적인 접근으로

 

가서 좀 더 신비롭게 꾸민 성장소설 같은 그런 소설이 되어야 하는데

 

..........짜증나네. 그냥 전부 다 갈아엎고 새로 다시 써야겠는걸. ”

 

나는 내 능력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며, 적어두었던 원고를 읽다가 그대로 바닥에

 

휙 팽개쳤다.

 

됐다, 일단 고치기 전에 산책하면서 머리라도 식혀야겠다.”

 

대강 옷을 걸치고, 밖에 나가 바람을 쐬었다.

 

때마침 휴일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밖에 운동 삼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맨날 글만 쓴다고 방구석에 처박혀 있다 보니,

 

바깥 공기와 풍경이 한층 더 상쾌하고 신선하게 느껴졌다.

 

장시간의 작업으로 어깨와 등이 뻐근해진 나는 기지개를 쭈욱 크게 켜며

 

빠르게 걸어갔다.

 

그렇게 걸어가던 도중, 내가 어릴 적에 보았던 그 나무 아저씨

 

어딘가 닮은 느낌을 주는 한 노숙자가 내 옆으로 스윽 스쳐지나갔다.

 

나는 혹시 그 사람인가 싶어 뒤를 돌아보았지만, 그는 이미 저 멀리까지 달려가

 

자리를 잡고 누워버렸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더 얼굴을 자세히 볼 수가 없었다.

 

다시 저기까지 걸어가서 보고 올까도 싶었지만

 

귀찮기도 했고, 혹시라도 해코지를 당할 까봐

 

그러지 않고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

 

그래, 뭐 노숙자들은 다 행색이 비슷해 보이기 마련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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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유난히 따스한 봄날.

 

지구 시간으로 정확히 2020, 날짜는 32.

 

나는 다시 이곳으로 여행을 왔다.

 

첫 여행 이후 정확히......몇 년 만이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역시 인간의 몸은 한계가 많아 이런 것도 잘 기억이 안 나는군.

 

하지만, 나는 방금 보았다.

 

스쳐지나간, 과거의 친구를.

 

다른 건 다 잊었어도, 그것만큼은 잘 기억하고 있었지.

 

그 아이는 어릴 때 모습이 좀 남아있긴 했지만,

 

이젠 제법 어른 티가 나는 듯 보였어.

 

그래, 이제부터 시작이겠지, 아니, 시작이다.

 

나의 두 번째 여행은. 그리고........,

 

때가 왔다, 드디어.

 

인수, 아니 이스타우사라 네가 이곳에 온 목적을 인지하고,

 

각성하여 지구인들의 의식을 한 단계 올려줄 발판이 될

 

그 소설을 쓸 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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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로 2018-02-23 0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활한 이야기의 흐름을 위해 이번에는 2회차 분량을 한 번에 올렸습니다. 만약 보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참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