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사월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유정희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의 설정이라고 생각했다.

사적 복수가 허용돼다니. 모든 문명사회에서 마땅히 금지하는게 아닌가.

혹시나 해서 검색을 했는데 뉴스가 있다.

공산주의 시대에 금지됐다 다시 성행하는 카눈이란 관습법이 정말 있단다.

이야기가 정말 단순하고, 내용도 긴 편이 아닌데

그래서 혼란스럽다.

진짜 이런게 있어? 복수가 허용돼는건 물론 복수를 하면 세금도 내야 한다니;;

믿기엔 내 스스로 너무 어리숙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만큼 

판타지 설정 급의 환상적인 이야기다.

그래, 그 지역엔 그 이상으로 엄청난 일들이 많이 있었으니까.

소설 전체의 음울하고도 비현실적인 분위기는 너무 좋았다.

그조르그가 복수를 하고 세금을 내러

성으로 가는 동안의 답답하고 막막한 풍경과 

성에 도착해서 세금을 내려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같이 기다리는 장면이 오래 남는다.

탁할 정도로 안개가 낀 아침을 연상시키는 막막함, 곧 복수를 당해 죽을 살인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세금을 내기 위해 기다리는 어둡고 꿉꿉한 광경이라니.

살인이라는 말이 연상시키는 광기, 일탈, 폭력같은 단어와 세금이 연상시키는 

권위, 돈, 사회체계 같은 말들의 부조화가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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