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캐럴 / 가면고 최인훈 전집 6
최인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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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문장보다 더 빠른 속도였다.

그러고 싶었다.

문장의 바닥보다 더 깊은 깊이이고 싶었다.

아무리 읽고 또 읽어도 이 환희는 소멸되지 않는다.

주무르고 어루만지어도

내게 오지 않는 문장들.

종이를 찢어 꼭꼭 씹어 삼키면 내 안에 있으려나.

 

 

도스도예프스키를 읽던

열세살의 어느 겨울 오후처럼

이제는

좋다고 다 외워지지도 않고

무겁고 무겁게

그 느낌만

내 마음 안에 그림자로라도 남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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