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 1 스토리콜렉터 47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의 대망의 완결편이다. <신더>, <스칼렛>, <크레스> 3부를 넘어가는 동안 우리는 신데렐라, 빨간 모자, 라푼젤에서 모티브를 따온 여주인공들을 만나보았다. 4부 <윈터>의 여주인공 윈터는 '백설공주'에서 모티브를 얻어 온 인물이다. 폭정으로 사람들의 위에 군림하는 레바나 여왕의 의붓딸이자 루나의 공주인 그녀는 <윈터>에서 루나와 지구의 평화를 지키려는 신더 일행에 합류하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모와 상냥한 성품으로 백성들의 숭배를 받는 여왕의 의붓딸. 윈터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윈터>의 윈터는 루나의 정통 왕위 계승자인 신더의 정통성을 입증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백성들의 두터운 인망과 존경이 그녀에게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 번 보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외모의 공주. 거짓으로 둘러쌓인 레바나 여왕은 절대 가질 수 없는 것이었다.레바나 입장에선 윈터는 신더 편에 서면 위험하고 자기 편에 있어도 잠 못 이루게 하는 계륵같은 존재다. 의붓딸의 미모에 질투가 나 스스로 상처를 내게 했지만 오히려 그 흉터가 의붓딸을 더 빛나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늘 옆에서 조롱하는 대상이 사실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라는 걸 깨달았을 때 레바나는 윈터를 제거할 음모를 꾸미게 된다.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의 주인공 신더의 최고 조력자는 단연코 크레스일 것이다. 그러나 크레스는 신더를 왕위에 올릴 수 있는 인물은 아니다. 그것을 해결해주는 인물이 바로 윈터다. 윈터는 신더를 최종 목적지로 인도하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윈터는 왕실의 피가 전혀 없지만 왕실 사람인 공주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지만 힘이 있는 존재. 백설공주 그 자체다. 백설공주는 자신의 힘으로 일을 해내는 인물이 아니다. 동화 속에서는 사냥꾼, 일곱 명의 난쟁이, 왕자가 등장한다. 그리고 <윈터>에서는 그녀의 소꿉친구이자 근위병이자 애인인(…) 제이신이 이 3종류의 조력자의 역할을 해낸다. 레바나 여왕 앞에선 사냥꾼이 되어주고, 신더의 옆에선 난쟁이로 변하고, 윈터의 앞에선 왕자가 된다. 제이신은 윈터에게 있어 가장 완벽한 반쪽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제이신은 윈터 일행에게 돌아가기 위해 3부 <크레스>에서 신더 일행을 배반한다. 그러나 레바나 여왕은 제이신의 마음을 철저하게 이용하려는 듯 가족의 생명을 미끼로 제이신에게 윈터를 처단할 것을 명한다.



"공주님은 왕가의 핏줄이 아닙니다. 공주님이 왕이 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아무렴. 불가능하고말고."


레바나가 제이신의 주위를 맴돌며 말했다. 비단뱀 한 마리가 그를 칭칭 휘감고 숨통을 조이는 느낌이었다.


"네가 강력히 주장한 대로, 너는 나의 충성스러운 종이니까. 네가 내 명령을 받들어 그 애를 죽일 테니까."


제이신의 혀가 월석처럼 바싹 말라붙었다.

 

<윈터>의 이야기는 완결편답게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다. 소녀 성장판의 끝장이라고 할 정도로 윈터의 성장기는 눈물겹다. 마지막이어서 그런지 시리즈 주인공들의 한층 더 성장한 분위기가 소설 전반을 압도했다. 특히나 윈터와 스칼렛의 오묘한 우정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좋았다. 또한 감질나게 클라이맥스에만 보여주었던 SF와 블록버스터급 묘사가 <윈터>에서는 곳곳에서 터진다. 짜릿하게 터지는 작전이 나도 모르게 할렐루야!를 외치게 하더라. 솔직히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를 통틀어 SF는 <윈터>가 최고다. 1부의 어색함이 2부, 3부를 거치면서 진화되었는데 4부에서 꽃읓 피웠다. 혹시 초반의 어색한 SF설정은 마지막 마무리를 더 찬란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닐었을까 의심이 될 정도였다. 내 추측이 맞다면 마리사 여사는 진짜 대단한 조련사다. 독자를 길들일 줄 아는 작가는 언제나 환영이다! 위에 3부 형들보다 마지막 아우가 최고인 작품, <윈터> 1부는 윈터 2부로 이어지는 완결편이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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