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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한적한 곳에 가게를 차렸습니다
나가이 후미에 지음, 송소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꿈을 이루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꼭 한번씩은 생각해보는 것이 있다. 꿈을 이룰 때까지 나는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 해리포터의 조앤롤링처럼
낭떠러지 끝까지 몰리면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명작을 쓸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리는 보통의 사람들이고, 그런 천운을 기대하기보다는 몸을
움직여 먹고 살 궁리를 하는 게 더 값어치 있는 일이란 걸 안다. 하지만 뭘로 어떻게 먹고 살지도 막막하다. 본디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어떻게
다른 일을 가지란 건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게를 여는 일조차 좋아하게 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선택한 곳은 도심도, 잘나가는
관광지도 아니었다. 시골이었다.

<시골, 한적한 곳에 가게를 차렸습니다>의 주인공들은 도심을 벗어난 곳에서 인기 가게를 운영하는 오너들의 이야기다. 이들의
공통점은 떼돈을 벌겠다는 경영 마인드는 애초에 없었다는 것이다. 좋아서, 사람들이 먼저 알아봐주어서, 기뻐서, 내 행복을 찾기 위해 연 가게가
꽃 핀 경우다. 말로만 들으면 절대 이해가 안 된다. 가게에 대한 자부심만 있으면 모두가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말해주는 걸까. 그들이 말하는
현실은 그다지 녹록치 않다.
개업자금이 없어 남의 가게 한 켠을 염치없게 빌린 빵집, 부부 모두 신용도란 걸 일생 신경 써본적이 없어 융자는 상상도 못해보고 공사의
처음과 끝을 경험한 커피집, 한땀한땀 정성들여 제작하겠다는 고집 때문에 백화점 플레이스토어는 꿈도 못 꿔봤다는 가죽가방가게.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행복'과 '열정'으로 가게를 세우느라 고생했다는 경험담을 털어놓는다.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고는 하는데 어째 가까이에 파랑새를 찾으란
것과 같은 이치같다.
<시골, 한적한 곳에 가게를 차렸습니다>에 나오는 가게 오너들은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창업을 시작했다. 꿈과
열정이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고 그 위에 경영과 회계라는 벽을 만들어야 튼튼한 가게를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 나가이 후미에는 절대
두루뭉실하게 '당신은 할 수 있어요!'라고 현혹하지 않는다. '그래그래, 꿈이 참 원대하네. 그런데 잠깐 이리와서 창업 시 반드시 거쳐야 할
리스트도 보자구.' 하는 느낌이다. 성공 사례 뒤에 어떻게 가게를 차려야 하는지 세밀하게 알려준다. 꿈이라서 실패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망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마. 꿈과 현실의 강에 번갈아 빠지는 기분이다.

무언가를 할 마음이 있다면, 위와 같은 표를 제시해주니 자신이 얼마나 적합한지 참고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상과 현실이 모두 부합하는
가게. 그것을 만들어주기 위해 이 책을 냈다는 저자 나가이의 상냥함이 책에 담뿍 담겨 있으니 믿고 봐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