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뇌를 깨우는 존댓말의 힘
임영주 지음 / 예담Friend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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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다닐 때 친구 하나가 아버지와 통화하는 걸 듣다가 놀란 적이 있다. 그 친구가 아버지에게 존댓말로 통화했기 때문이었다. 집에서 아버지에게 친근하게 반말을 하는 나로서는 놀라운 모습이었다. 그에 대해 친구에게 묻자 친구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답했다.


"우리집은 원래 그래. 어릴 때부터 존댓말을 써 왔어."


거의 20년 가까이 되는 세월동안 함께 마음을 터놓는 사이끼리 존댓말을 써야 한다니. 서먹서먹한 관계는 아닐까, 더러 의문점이 들었지만 오래 그 친구를 안 후에는 내 의문점이 그저 기우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친구는 가족 안에서 사랑받는 존재였고, 또 가족 모두 평범하고도 재미있는 가족이었다. 그때서야 나는 존댓말을 평어로 사용하는 집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책으로만 보았기에 그런 집은 서양에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주 가까이에 경어를 실생활에 쓰는 가족이 있었다. 정말이지 충격이었다. 그 후로부터 친한 사람끼리 존댓말을 사용하는 모습에 대해 달리 보기 시작했다.


저자 임영주 교수는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의 의미를 사회적 상호 작용의 일환에 두고 있다. 학교 폭력의 실태를 보면 육체적 폭력은 최대치로 24%에 불과하지만 언어적 폭력은 이를 훨씬 웃도는 49%에 달하고 있다. 그리고 그에 받는 스트레스도 더 극심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육체적인 폭력 역시 견딜 수 없는 것은 매한가지이지만, 정신적인 폭력은 그 흔적이 마음에 남아 겉으로는 멀쩡한 사람으로 보이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치명적이고 위험하다. 말로 내동댕이 쳐진 아이들 중에서는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아이도 있다. 그만큼 말로 상처받는 일 역시 위험한 폭력의 온상이다.


책에서는 언어 폭력의 해결이 존댓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한 가지 재미있는 실험을 공개했다. 재동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존댓말 실험이었다.  수업 시간은 물론 식사 시간, 청소 시간, 일상생활에서도 저학년 고학년 할 것 없이 서로를 존칭으로 부르고 높임말을 사용하게 하는 사소한 실험이었다. 귀찮다는 걸 제외하면 노력해서 안될 문제는 아니니까. 모두가 함께 시작한 이 사소한 실험은 얼마 되지 않아 큰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교실에서는 저절로 욕설이 사라지고, 싸움이나 왕따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다. 다른 초등학교에 시도했을 때도 결과를 같았다. 존댓말이 아이들의 감정 컨트롤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존댓말은 부드러운 말이며 공감의 말이기도 한다. 상대방을 존중해주는 마음이 일차원적으로 필요로 하는 말이기 때문에 더더욱 상대가 그 감정을 공유하는데 있어 더욱 깊게 와닿는 감정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상대를 이해하고 있다는 작은 소통의 시작. 그것이 존댓말이었다.

경청과 공감의 시작인 이 존댓말도 갑자기 어느 때부터 시켜서 되는 일은 아니다. 천천히 습관을 들여 온전히 입과 뇌에 새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유아기의 존댓말 교육이 부모의 중요한 과제로 부여된 것이다. 콩 심은 데 콩 난다고 했다. 아이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려는 부모 없이는 올바른 길로 가려는 아이가 태어날 수 없다. 


아이에게는 부모가 세상의 중심이고 또한 배움의 가장 근본이 되는 최전선의 대상이다. 그걸 부모가 정확히 인지한다면 그 가정은 화목할 수밖에 없다. 싸움을 만들래야 만들수가 없는 것이다. 아이의 인성, 사회성, 공부하는 힘을 키우게 하는 이 존댓말에 대해서 부모가 익혀야 할 여러가지 지침들을 <존댓말의 힘>에서 가르쳐주고자 한다.


 

태어나서 10년, 아이가 말을 완성하는 시간입니다.

존중하는 말, 배려하는 말, 상황에 어울리는 말로

아이 언어의 '골든 타임'을 지켜주세요.

부모의 작은 노력이 아이의 평생을 좌우합니다.


-<존댓말의 힘> 본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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