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반은 드셨수 한복선 음식 시집 2
한복선 지음 / 에르디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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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게도 예쁘단 말을 붙일 수 있을까?"


허영만 작가의 명작만화 '식객'의 주인공 성찬이 맛있게 음식을 먹으면서 했던 말이다. 난 그 말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렇다. 음식도 예쁠 수 있다. 그것을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음식도 아름다운 여성처럼 부드럽고 단아한 맛이 느껴질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이신 한복선 씨도 나와 같은 마음이셨나보다. 세상에 음식시집이라니! 나는 이런 시집은 처음이다. 단순히 음식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예쁘게 보고자 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다. 특히 <타락죽>이라는 시가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다. 원래 죽이라는 것은 아파야 먹는다고 하지 않나.

<타락죽>의 화자 역시 타락죽을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차라리 아프고 싶다는 마음이 설핏 비친다. 이 얼마나 악동적인 화자인가?

그러다 보면 왠지 멀쩡한 나도 은근슬쩍 배를 살짝 쥐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안타깝게도 나의 어머니는 365일 배를 아파하는 딸을 두고 계신 덕택에 이젠 기침만 해도 아픈 배와 곯은 배를 구분하는 경지에 오르셨다.)


특히나 이 음식 시들은 특유의 따스함과 포근함이 느껴진다. 이런 감정이 한 데 뭉쳐 그리움이란 정서로 표현이 된다.

이 세상의 어머니 수만큼 음식의 가짓수가 존재한다고 한다. 어머니의 음식은 자식에게 되물림될만한 가장 큰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온 마음을 가득 적셔주는, 먹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그런 강한 치유제같은 것이다.


민화도 저자께서 스스로 그리셨다는데, 대단한 풍경이 아니더라도 마음을 안정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삽화였다.

시집이 전체적으로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느낌으로 정돈되게 하는데 톡톡히 효과를 보았다.

<조반은 드셨수> 책 표지.

실파의 둥근 꽃부분 마저 털송이를 보듯 사랑스럽다.


책표지에 눈길이 간 것은 나만이 아닌듯 하다.


탐나는 도다, <조반은 드셨수>를 탐내는 고양이 님...ㅋㅋㅋㅋㅋ


시집을 다 읽고 나니 요즘 힘겨웠던 심신이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오랜만에 즐거운 시를 읽어서 행복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타락죽> 시다. 같이 아프고 싶어지게 만드는 오묘한 이 시를 함께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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