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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경제 세계사 - 눈앞에 펼치듯 생동감 있게 풀어 쓴 결정적 장면 35
오형규 지음 / 글담출판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쏟아지는 경제, 사회 뉴스 1면의 1페이지만 읽어보라. 없던 울화도 생기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1표를 외치던 이들은 매번 똑같다. 정부가 바뀌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들은 여전히 내 돈을 헛투루 쓰고 있고, 이상한 공상을 하는데 국민의 세금을 아낌없이 갖다 바친다.
그들에게 있어 정책 실행은 어쩌면 "환상 게임"과도 같은 것일지 모르겠다.
이상향을 위해 던지는 게임 머니가 세금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일지도.
사실 이러한 국가의 헛발차기는 우리나라만의 특성은 아니다.
세계 여러나라의 무능한 정부는 동서고금 어디에나 존재했다.
폭군의 시대에도, 심지어 성군의 시대에도 있었던 이상한 경제 정책을 풀어놓은 책이 바로 이 책, <보이는 경제 세계사>이다.

<보이는 경제 세계사>는 세계사의 경제 주제를 공통된 키워드로 모아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회차가 2회의 [전쟁의 경제 세계사]와 3회의 [상업과 무역의 경제 세계사]이다. 돈 벌기 위한 이들이 국가와 어떻게 영합하여 기회를 얻고 돈을 버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위험한 수당을 챙기기 위해 국가와 손을 잡아도 그 획책이 꼭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다. 더 많은 수익을 챙기기 위해 피와 땀, 열정을 또 하나의 투자로 삼았던 선조들의 재미난 역사가 그려지고 있다. 오늘날에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수많은 편의가 이들의 무역과 경제사에서 탄생되었다.
런던 대화제로 태어난 화제 보험, 커피 하우스에서 벌어진 보험과 주식 거래, 과학 잡지까지 의외의 공간, 시대에서 재미있는 발상들이 등장한다.

어떤 사건이 생겨나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늘 쉬운 일은 아니었다. 페스트는 몇 백년이 지난 지금도 유럽의 역사에 지워지지 않는 오명이다. 에드거 엘런 포의 소설 [적사병의 가면]에 등장하는 적사병 역시 페스트를 모티프로 한 병이다. 그만큼 유럽인의 DNA에는 아직도 페스트에 대한 공포가 남아있을 것이다. 이 사건에서 주목하는 것은 유럽인의 공포가 아니라 이를 대처하는 행정과 검역의 발전이다.
매년 닭과 계란으로 우리의 식사를 위협하는 일을 떠올려 보라. 우리 사회의 한 단편에도 중세 유럽이 머물러 있다.
<보이는 경제 세계사>는 여러가지 정보를 담은 유용한 책임은 분명하나, 묘사에 어느 정도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 자료가 부족하다. 유럽의 4회차 [음식의 경제 세계사]에서 국수의 예로 든 KBS의 '누들로드'는 시각적 자료가 분명 존재하고 있지 않나. 필자는 그 누들로드를 직접 시청해서 그 다큐의 놀라움을 접했었다.(그 땐 그냥 공영파의 공들인 다큐라고 치부했지만)
독자를 위해 생생한 묘사에 신경 써 준 점은 고마우나 책 표지에 보인 일러스트의 반만이라도 속지의 자료에도 그림자료를 첨부하는 게 어땠는가하는 아쉬움은 남아 있다.
이 책은 경제사의 포인트로 알기 좋아 중세 경제와 오늘날 사회를 비교하는 자료를 찾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다. 작가가 한 챕터의 경제사를 마무리 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거나 적용했던 사례들 혹은 자신의 의견을 참조해주었기 때문이다. 자료학적으로 대학가 강의에서 한번쯤 나오지 않을까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으니 경제사를 처음 접하는 이들이라면 쉽게 시작하는 책으로 보아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