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톨
와타야 리사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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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읽히면서도 우선 재밌다. 그들의 행동과 대화가 훈훈하게 펼쳐진다. 일탈을 꿈꾸는 여고생과 범상치 않은 초등학생 꼬마아이가 등장한다.  자기는 언제나 꿈을 꾸지만 결코 꿈을 이룰 수 없다는 뼈저린 통감을 받아들인 도모코는 일상의 무력과 자괴감을 느낀다. 그 여고생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학교를 빠지고 자기 방에 있는 물건을 죄다 버리는 일로 현실에 탈출하려 한다. 그러다 초등학생 가즈요시를 만나면서 익숙치 않은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된다. 그 탈출구란 인터넷에서의 가상세계... 그리고 그 둘이서 하는 일은 웃기게도 그것(?)이지만 그 움침한 벽장안에서의 둘 만의 비밀을 공유한다.

지금에서야 느끼는거지만 영화 '접속'과의 상황과도 비슷하고... 물론 주제설정이나 코드는 전혀 다른거지만 '접속' '인스톨'이라는 단어는 너무나 유사하다. 그저 몇번 클릭했을뿐인데 눈앞에서는 신선한 자극, 그리고 기묘한 스릴이 펼쳐진다. 허구건 가짜건 그것은 상관없다. 진짜처럼 자신을 키울 수 있는 '아바타'와 익명이 존재한다. 그 안에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죄책감과 무의식은 사라져버리고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 이 소설은 그 과정을 따라가는 도모코와 가즈요시의 이야기이다. 가상세계 앞에서는 현실도피로만 볼께 아니라 잠깐의 외출, 외도로 보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별볼일 없는 도모코와 철(?)은 들었지만 풋내기인 가즈요시의 동류의식이 귀엽고 깜직하게 느껴진다. 리사의 또 다른 소설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역시 하찮은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어색, 친근해하며 알게 모르게 다가서는 끈끈한 동질감과 공감... 나 역시 그들편에 동참하고 싶다. '그들만의 리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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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텐진 갸초(달라이 라마).빅터 챈 지음, 류시화 옮김 / 오래된미래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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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자비, 만물의 상호의존성의 개념을 달라이라마가 설명했지만 이해하기 어려웠다. 비유와 은유로 들려준 그 개념은 어설프게나마 이해할 듯 하면서도 그 뜻이 심오했다. 수도승으로써 수십년간 명상과 수행으로 터득한 통찰력이 곧바로 나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지는 않지만 쉽게 실천하는 길을 알려준다. 그 중 이 책의 중심테마의 하나인 '용서'. "진정한 사랑을 하려면 먼저 용서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용서는 처음부터 용서 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한 실화는 닭살이 돋을정도로 소스라치게 했다. 자신에게 씻을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가슴깊이 받아들여 용서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오히려 그 상대방에게 감사하다라는 진심어린 고백은 감동이 찐해져 코 끝이 싸해지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증오와 질투심, 분노를 녹일 수 있었던 건 용서밖에는 없다는점을 전해준다. 상대와 자신에 대한 용서를 베품으로써 행복해질 수는 비결이라는걸 알려준다. 이 책은 달라이라마의 행적을 빅터챈이 심도있게 관찰한 책이다. 그들의 티베트인, 티베트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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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속도를 늦추세요 - 보다 깊고 건강하며 충만한 인간관계에 이르는 길
조셉 베일리 지음, 강현주 옮김 / 시아출판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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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초월한 사랑(타고난 자아)과 시간에 구속된 사랑(습득된 자아)의 개념을 실제 사례를 들며 쓴 책이다. 그 차이가 얼마나 극과 극으로 대비될수 있는지 보여준다. 왜 사랑은 고통이어야 할까? 라는 물음에 알것만 같다라는 지혜를 준다. 갈등을 치유하는 과정이 이토록 간단한 것을 왜 나는 몰랐을까? 라는 아쉬움마저 들게 한 책이다. 우리가 고통없는 사랑을 원하고자 할때 이책의 제목처럼 "사랑의 속도를 늦추라"는 것이다. 제목안에 그 핵심이 담겨 있다. 우리가 두려움, 상대방의 대한 실망, 상처, 분노, 죄책감이 자리잡을때마다 내면에 귀기울이기, 현재에 머물기,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헤아려 보기를 권하고 있다. 약간 책 내용이 반복되는 감은 있지만 그 핵심의 줄기만 기억한다면 좀더 여유있고 너그러운 사랑의 마음을 가질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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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어 서기엔 너무 젊은 한국인에게 보내는 60초 편지
김형섭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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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라는 네임밸류... 저자는 무엇이 부족해서 이 책을 썼을까? 명문대라는 수식어로 세인의 관심과 부러움을 한 몸에 받기에 충분할텐데 말이다. 그는 이 책에 학연따위에 부정하고 있다. 사실이다. 그의 글은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것이니까. 하지만 어느 신문에 이런 기사를 본 적있다. 소위 명문대를 나온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높은 학력에서 오는 학벌이 아니라...  사람들, 매스컴에서의 끊임없는 관심과 칭찬을 먹고 살기 때문이란다. 스스로의 기대치가 높아져 더욱 더 열심히 노력하고, 성공을 위해 담금질하기 때문이란다.

저자가 세계의 CEO, 거물급 인사에 편지를 보낸 이유도 그러한 요인을 본받고자 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그가 삶의 지혜에 목말라하듯이... 나 역시 존경할만한 인물을 찾아 정신적 지주로 자리잡길 바라는 맘이 없진않다. 불행히 주위에 그런분들이 없다는 것이지만 내가 노력을 안한 탓도 있다. 그렇다고 지은이가 찾고차한 지체높은 그들에게 나도 따라 존경을 표할 마음은 없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훌륭하고 멋지다는 사람들이 있다. 무슨 무슨 대학, 기업의 회장이 아니라 소박하지만 대단한 카리스마와 세련됨을 느끼는 그들 말이다. 그들처럼 되고 싶고, 살고 싶다는 생각말이다. 난 그 부분에서 이 책의 가치를 매기고 싶다.

주요 인사들이 보낸 편지에는 솔직히 가슴에 와 닿는 문구가 없었다. 영문을 억지로 꿰어맞쳐 번역한 흔적들 때문이다. ~하게, ~일세, ~하세로 끝맺는 어투가 마치 늙은이의 충고조로 들렸다. 그리고  원 의미가 번역으로 인해 손상된 단어들이 눈에 띄였다. 단지 그 편지를 받고 나름대로의 의미를 붙여 해석한 김형섭씨의 소탈한 글이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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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
타가미 요코 지음 / 작은씨앗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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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라는 낯선 나라를 따스한 애정이 담긴 필치로 엮어나간 책이다. 이방인 요코가 겪는 당황함의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익숙해져버린 한국의 풍경을 새롭게 보는 시각도 갖게 하였다. 일본인이 보는 우리의 모습이 나조차도 생경스럽게 보일정도니까 말이다. 요코짱이 바라본 한국은 다이내믹 코리아처럼 역동성이 아닐까? 아줌마와 버스의 소재가 많은데... 이를 잘 대변하는 것 같다. 조금은 다혈질인 기질과 솔직함이 요코짱에겐 당혹함속에 어떤 편안한 정같은걸 느꼈나보다.

물런 고쳐야 할점도 눈에 띤다. 교통문화가 그런것들이고... 중국, 일본에 비해 자전거가 활성화가 안되어있다는 점. 개인적으론 친지들에게 붙이는 헷갈리는 호칭들이 부르기 쉽게 통일되었으면 바램이 있었다. 빠름, 매움, 활기, 속도, 덤, 섞음과 어울림의 문화 등등... 외면, 내면의 적극적인 스킨쉽 또한 한국의 상징이 아닐런지... 물론 요코짱의 소심함과 내성적인 면들이 컬쳐쇼크를 더 증폭시킨 요인으로 자리잡지 않나 싶다. 이다도시라는 아줌마(?)를 보면 완전히 한국 아줌마처럼 적응을 마친것을 비교해보면 아직 요코짱은 이방인인 낯빛이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한국의 격의없는 친절이 그들에게는 따스한 감동을 받다니 아이러니컬한 생각이 든다.  친절, 깍득한 예의의 일본으로 익히 알고 있었던 모습인데도 말이다. 왠지 그들의 차가운 심성과 이면같은걸 알게하는데... 하지만 요코짱의 말하듯 백문이 불여이견 아니던가? 일본에 대한 편견과 무지는 그 나라를 직접 체험하지 않는 한 쉽게 단정지을수 없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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