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하는 저녁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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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 다케오, 하나코... 이 중심인물들 중에서 리카와 다케오는 답답한 느낌의 캐릭터였다. 물론 8년을 사귀었을테고, 사랑이 식었을테고, 권태가 찾아왔을것이만 너무 지리멸렬했다. 특히 다케오는 영~ 꽝이었다. 리카에게도 하나코에게도 이래저래하지 못한다. 덩치 큰 럭비선수 맞나? 할정도로 소심의 극치를 보여준다. 리카 역시 관찰자입장에서 다케오의 과거, 회상, 지금의 행동만 바라만 볼뿐이다. 하나코가 자신의 영역에 침입했는데도 그 침입에 묻어온 다케오의 흔적에 혼미하게 취하기만 한다.

하나코는 어떨까? 리카, 다케오, 카츠야 등등... 모두가 하노코의 정체모를 매력에 뼈져든다. 정작 하나코는 무관심하다. 그리고 하나코의 내력이나 성장과정이 생략되었다. 왜 정처없이 떠돌기만 하고 무슨 이유로 타인의 마음을 맡기지 않는 걸까? 어렴풋했지만 유추하기가 어려웠다. 무심에 도통, 달변하는듯한 그 매사 매사의 태도... 그러면서 비극적인 결과... 그 이중적인 분열상을 보면서 하나코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힘들었다. 차라리 누군가의 부재에 허덕이는 다케오나 리카의 심정이 오히려 더 이해가긴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 둘의 답답한 행보는 가시처럼 짜증이 났다. 서로 크게 화 한번 내보지도 못하고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는 안부가 슬슬 눈치와 곁눈질로 변하는 모습이 난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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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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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활짝개이며, 들어마시는 공기가 상쾌해지는 소설이다. 가슴 짠하고 속이 후련한 기분... 이라부라는 이름만 떠올려도 따뜻한 기운이 온몸에 퍼지는것 같다. 세상에나 이런 정신과 의사도 있다니... 냉철하며 분석적인 모습은 온데간데 없으며 환자의 고민에 귀 기울일것 같지도 않다.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것 같다. 당사자는 심각해서 병원을 찾는데 다짜고짜 오로지 주사한방을 놓을려는 심보가 기가 막히다. 그리고 그 주사 하나가 자신도 모르게 치유가 되는 놀라운 과정을 거치게 된다. 소설에 등장하는 환자들은 하나같이 주사에 당한다. 하지만 이라부의 애정어린 시선(?)을 듬뿍 담긴 그 주사의 치유력은 놀라울 따름이다.

또한 이라부는 행동파 정신과 의사다. 이라부 종합병원에 발에 들어오는 순간 환자와 의사가 함께 호흡을 나눈다. 이토록 환자의 숨결과 체험속으로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의사가 과연 존재하기나 할까? 답답한 병원을 탈출해 환자의 일터로 적극적으로 뛰어들어가 닥달같이 함께하고자 한다. 이라부의 어이없음과 상식을 벗어나는 멘트에 자신도 모르게 억압과 억눌림에 해체가 된다. 이라부의 행동과 말속에 담긴 무언가의 힌트는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힘이 담겨져 있다.

이라부가 전하는 핵심이 뭘까? 자신을 괴롭히는 어떤 것. 즉 갈등의 요소를 절대 피하지 말라는 것. 그것이 아닐까 한다. 칼이 무서우면 칼을 잡는것, 누군가를 죽이고 싶도록 미워한다면 죽여버리는 것.(?)  남의 시선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못한다면 눈치 볼 것 없이 당장 하라는 것. 그것이 이라부의 주문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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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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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신 몰리토 파텔씨는 참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인 것 같다. 풍성한 나무열매처럼 그의 내면이 아름답고 진실했다. 왜 그가 남다른 종교생활과 태도를 가지게 되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극한의 상황과 무기력은 인간의 잔인함과 추함, 공포를 안겨 주었다. 그는 그것을 동시에 껴않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절망보다 무서운건 어디 있을까? 희망은 어디서 찾아야 했던 것인가? 그 희망을 끈을 놓지 말라며 위로해줬던 그 울림은? 절망, 아픔속에 피어나는 꽃처럼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신은 과연 존재할까? 꽃처럼?

파텔, 리처드 파커의 관계는...  그건 자신이었다. 양면성이었다. 분열이었다. 리처드 파커라는 호랑이가 내게 괴롭힘을 주었지만 미워할 수 없는 애증의 관계였다. 파텔은 그를 온전히 이해했다. 보듬어주고 보살펴줬다. 미워했지만 그를 사랑했다. 가혹한 운명은 파텔에게 지울 수 없는 멍에를 남겼지만 신은 그런 그에게 용서를 베풀었다. 죽음보다도 무서운 깊은 절망속에서도 파도와 같이 밀려오는 신의 은총을 파텔씨처럼 느껴보고 싶다. 그래서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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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외롭구나 - 김형태의 청춘 카운슬링
김형태 지음 / 예담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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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김형태씨는 '꿈'을 말하고 있다. 누구나 '꿈'을 이야기 할 수 있지만 가질 수 없는 '꿈' 말이다. 희망을 잃어버린 젊은이이게 충고하고 있다. 강력한 핵펀치라고 할까? 한대 맞으면 얼얼하다. 무엇이든 조용히 넘어가는 법이 없다. 고민이나 상담을 원하는 글을 보내면 그 글의 약점만 쏙쏙 끄집어 낸다.  대뜸 야단 먼저 친다. 그러다가 나약하고 약해 빠져버린 정신에 대해 독설을 퍼붓는다. 조용히 타이르고 어루는 수준이 아니다. 폐부를 찌른다. 정곡을 찌른다. 여러 상담사례를 보면서 달라져야 겠다는 절실함을 느꼈다. 그래서 꿈있는 삶은 무엇이고, 꿈없는 삶은 무엇인지... 분별있게 가르쳐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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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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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엘료의 연금술사, 베로니카 죽기를 결심하다는 마음에 든 책이지만 11분은 뭐랄까? 약간 아쉬웠다. 조금은 충격적인걸 같은...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평이하다고 할까? 소설 초반부에서 마리아가 짝사랑했던 소년와 그후 스위스에서의 홀로서기까지의 내용은 좋았다.

그러나 랄프 하르트와의 만남 이후부터 마음에 안들었다. 그 만남 이후 안정(?)을 찾아가는 마리아의 모습과 그녀를 접근하는 랄프의 행동은 다분히 의도적이었다. 그녀를 처음 보자마자 당신에겐 빛이 있다는 범상치 않는 멘트를 날린걸 보니 뭔가 특별한 사람같아 보였다. 그의 내면에는 영성이 담겨있다고 할까? 정말 마음에 드는 캐릭터인거 같았다. 그러나 실체를 벗겨보니... 수많은 여성편력과 욕구불만로 뒤덮힌 돈 많고 유명한 화가에 불과했다.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는 그 였지만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단 한가지... 사랑이라는 것을 얻지 못했다. 그것을 갈구하기 위해 안달하는 수많은 남자들과 똑같았고 , 별다를게 없어보였다. 랄프의 등장이 자꾸 눈엣가시처럼 소설의 흥미를 떨어트렸다. 운명적으로 만나 결국 섹스라는 종착지가 통속적이었다. 나쁘게 말하면 달콤한 서구식 로맨스라고 할까? 마리아의 캐릭터는 내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했지만 랄프가 너무 일찍 등장해 줄거리가 정체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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