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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주노 디아스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평점 :
글쎄, ‘인생’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그녀가 말했다. 그는 이렇게 썼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말하는 게 바로 이런 거로군! 젠장! 이렇게 늦게야 알게 되다니. 이토록 아픔다운 걸! 이 아름다움을!(389쪽)
여기 한 남자가 있다.
어려서부터 책만 파는 꼴통. <아키라>같은 일본 망가와 <반지의 제왕> 따위의 판타지물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110Kg이 넘는 거구로 좋아하는 여자에게 스쿨버스 안에서 <독수리 오형제>의 대사로 고백을 한다. 기숙사 방문 앞에 요정어로 ‘친구라고 말하고 들어오라’고 쓰면서, 숫총각으로 늙어죽는 최초의 도미니카노가 될까봐 전전긍긍하는 녀석.
그리고 ‘푸쿠’의 화신, 트루히요가 지배하는 나라의 디아스포라.
이 책은 그 남자, 오스카 와오의 인생에 대한 서술이다. 카브랄 가문의 비극이다. 아니 어쩌면 핍박받는 제3세계 민중들에 대한 서사일 수도 있겠다.-푸쿠의 저주인 트루히요의 30년 철권통치나 '미라발 자매들' 이야기, 혹은 오스카의 완벽하고 고상했던 외할아버지를 고발한 이웃집 마커스를 보면서 박정희가 떠오르고, 수많은 조작사건들과 80년 광주가 떠오른다-.
우리의 꼴통, 오스카는 누구보다 무엇보다 사랑이 필요한 남자였다. 하지만 결국....푸쿠는 그에게 한 여자를 사랑할 자유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인생은 짧고 놀라운 결말로 마무리된다.
결국이라고? 결국이란 없어. 세상에 진정한 결말이란 없거든.(386쪽)
도대체, 푸쿠가 뭐냐고?
사람들은 푸쿠가 처음에 노예들의 신음에 실려 아프리카에서 왔다고 말한다. 흔히 푸쿠라고 부르는 그것은 대개 모종의 파멸이나 저주를, 특히 신세계의 파멸과 저주를 가르킨다.
산토도밍고의 ‘민주화’에 참여했다가 사이공에 파병된 병사들, 기술병들, 검둥이놈들이 몸안에, 류객에, 여행가방에, 군복 윗주머니에, 코털 속에, 흙 묻은 군홧발에 묻혀 가져간 것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네 민중이 미국에 보내는 작은 선물, 부당한 전쟁에 대한 작은 보상. 그렇다. 그것은 푸쿠였다.<1부가 시작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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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있게 봤어요. 주노 디아스..이 사람 마치 백년 간의 고독 마르케스가 마치 힙합을 하는 것 같아요. 사람을 ‘스~웁’하고 빨아 당기더군요.
도미니카공화국이 대체 뭐길래...트루히요가 당췌 어떤 놈이길래...하고 찾아본 자료가 눈알을 튀어나오게도 합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