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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 정혜윤이 만난 매혹적인 독서가들
정혜윤 지음 / 푸른숲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나는 정혜윤을 모른다. 그러나 진중권, 정이현, 공지영, 신경숙, 김탁환, 박노자는 안다. 몇몇은 신간을 꼭 찾아보는 작가 리스트에도 올려져 있다. 그들은 도대체 무슨 책을 읽었을까, 나도 궁금하다.
일단 이 책에 대한 감상을 한마디로 말하면.
우리 오빠가 지난 밤에 꾼 꿈 이야기를 어쩌다가 옆집 아줌마한테 듣고 있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화제는 '우리 시대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결정적 11인'이 읽은 책인데
정작 내용은 정혜윤의 독서감상문이다.
그렇다고 정혜윤을 탓할 생각은 없다. 이 책으로 정혜윤을 만났으므로...
내가 이 책으로 느낀 정혜윤은 천상 여자.
예를 들어....
임순례 감독의 이야기를 듣는 도중에 소설을 읽는 여학생이 따귀를 때리는 짝소리가 정말로 눈앞에서 번쩍거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러거나 말거나 해 질 녁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 울어버리는 여학생의 눈물도 눈앞에서 번쩍거리는 것 같았다. 그럴 때의 눈물이야말로 어정쩡하게 감상적일 수 있는 수간에 딴 곳으로 눈을 확 돌리게 하는 눈물이다 .마치 슬픈 순간에 홱 다른 곳을 비춰버리는 카메라의 단호한 시선 같은 눈물이다. '맞아서 우는 게 아니라 슬퍼서 우는 거다'라는 선언, '나 때문에 우는 게 아니라 책 때문에 우는 거다'라는선언. '그러니 제발 나를 존중해달라'고 말하는 눈물.(116쪽)
난 정혜윤의 말대로 임순례 감독이 정말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내가 임순례였다면 이 대목에서 콧웃음이 나왔을 것 같다. '신파보다 유치뽕짝이네...'라면서 말이다.솔직히 호들갑스러운 소녀근성이 묻어나는 정혜윤의 감상에는 솔직히 동의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정혜윤을 통해, 아무런 사심없이 책을 좋아하고 책에 빠져, 책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사람을 만난 것은 즐거움이였음을 숨기고 싶지는 않다.
당신이 그의 책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그의 깜찍한 감상들 속에서 같은 동호회 회원을 만난 것 같은 기쁨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