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패배하지 않는다 - 사랑과 사회의 재발명을 위하여
윤호.주은 지음 / 아토포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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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햇살이 조금 더 많은 봄을 날라오던 계절, 나는 가을에 사랑을 시작한 연인의 이야기를 읽으며 가을을 몹시 그리워하게 되었다.

꿈 많고 착실한 젊은 남자의 발병으로 연인의 이야기는 시작되고 투병 과정이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된 소재지만, 책 제목이 단호하게 요약하고 있듯이, 이야기는 불우한 청춘들이 지독하리만치 끈질기게 사유하며 전개해 나가는 사랑의 자취를 쫓는다.

연주하기 전 피아노 음을 기준으로 관현악기를 조율하듯, 두 사람은 삶의 변곡점마다 멈춰 서서 지나온 과정을 곱씹으며 흐트러진 자세를 고쳐잡고 사랑이 부여하는 의미의 징검다리를 탄탄하게 놓아간다.

문화신학을 공부하고, 비교문학과 라깡주의 정신분석학을 공부하고 있는 두 저자의 철학적 이해가 바탕이 되고 근거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일방적인 주장의 나열이라면 그들의 철학은 무미건조하겠지만, 그들은 신학과 철학을 삶으로 해석하며 철학을 살아낸다. 직접 경험한 철학은 우리에게도 친숙하게 투영된다.

그래서 하루키의 경우처럼 그들의 책 속에 풀어져 있는 다른 책과 영화를 발견하는 것도 또 다른 반가움이고 혜택이다. 

이따금 사랑을 고민하고 사랑을 물어오는 이들을 만날 때마다 만남과 사랑에도 치열한 사유와 철학이 필요하다고 다독여 주고 싶은데, 이제 좋은 사례를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사랑을 아프게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 그 사랑을 지금 아프게 겪어가고 있는 세상의 연인들에게 이 사랑스러운 두 주인공을 소개하고 싶어 안달이 난다. 그리고 이렇게 쓰담쓰담 격려해 주고 싶다. '사랑은 패배하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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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이 지배하는 세상은 ‘대중’이라는 거대한 사회적 그룹이 사라지고 우리 한 명 한 명이 미디어가 되는 세상, 서로의 콘텐츠가 연결되어 끝없이 네트워크를 만들고 지우는 세상이며, 이 네트워크의 유기적 진화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오가닉미디어랩의 선언에 최인아 전 제일기획 부사장은 래디컬(radical) 하다면서도 깊은 공감을 표시했다.

지난 한 달여 동안 만난 미디어, 디지털 PR, 데이터 분석 분야의 전문가들은, 비록 다른 표현을 썼지만, 놀랍게도 이 급진적 주장을 공통분모로 인식하고 있다.

비즈니스라고 하든 마케팅이라고 하든 이제 모든 기업 활동은 고객의 경험을 기반으로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 제품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유기적 과정, 네트워크가 제품임을 체득하는 과정이 되었다. 그리고 그 성과는 네트워크로 나타난다.

오랫동안 타깃이 되어온 대중은 이제 사라졌고, 불특정 다수가 특정한 한 명이 된 오가닉 미디어 세상. 많은 고민과 탐색이 잘 연결된 것 같아 좋다. 생각들을 잘 뭉쳐서 좋은 결과물을 내는 일만 남았다. 그러면 또 실험이고 또 다른 탐색이 시작되겠지만.

http://shop.organicmedialab.com/product/pub170122/?product=pub170122&code=OMLrJQ7MQID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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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마케팅 - 네트워크가 제품이다
윤지영 지음 / 오가닉미디어랩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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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이 지배하는 세상은 ‘대중’이라는 거대한 사회적 그룹이 사라지고 우리 한 명 한 명이 미디어가 되는 세상, 서로의 콘텐츠가 연결되어 끝없이 네트워크를 만들고 지우는 세상이며, 이 네트워크의 유기적 진화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오가닉미디어랩의 선언에 최인아 전 제일기획 부사장은 래디컬(radical) 하다면서도 깊은 공감을 표시했다.

지난 한 달여 동안 만난 미디어, 디지털 PR, 데이터 분석 분야의 전문가들은, 비록 다른 표현을 썼지만, 놀랍게도 이 급진적 주장을 공통분모로 인식하고 있다.

비즈니스라고 하든 마케팅이라고 하든 이제 모든 기업 활동은 고객의 경험을 기반으로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 제품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유기적 과정, 네트워크가 제품임을 체득하는 과정이 되었다. 그리고 그 성과는 네트워크로 나타난다.

오랫동안 타깃이 되어온 대중은 이제 사라졌고, 불특정 다수가 특정한 한 명이 된 오가닉 미디어 세상. 많은 고민과 탐색이 잘 연결된 것 같아 좋다. 생각들을 잘 뭉쳐서 좋은 결과물을 내는 일만 남았다. 그러면 또 실험이고 또 다른 탐색이 시작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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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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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기 말 이후 지구상에는 세 계급의 사람들이 살아왔다. 상 중 하 계급의 사람들은 다시 여러 갈래로 나뉘어졌고, 저마다 이름이 다른 수많은 후손들이 태어났다. 그들 상호간의 인구수와 함께 그들 상호간의 태도도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했다. 그러나 사회의 본질적인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 엄청난 격변과 결정적인 변란이 일어난 후에도 마치 팽이가 이리 맞고 저리 맞아도 언제나 균형을 되찾는 것처럼 동일한 사회의 양상이 재현되어 왔다.

이들 세 집단의 목표는 그야말로 제각각이다. 상층계급의 목표는 현재 상태를 고수하는 것이고, 중간계급의 목표는 상층계급으로 오르는 것이다. 그리고 하층계급이 목표를 가졌다면 - 이들은 대부분 단조롭고 고된 일에 지친 나머지 일상생활 외에 다른 어떤 것을 거의 의식하지 못한다 - 그것은 모든 차별를 폐지하여 모든 인간이 평등한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유사 이래 본질적으로 똑같은 투쟁이 끊임없이 반복하여 일어났던 것은 바로 이처럼 저마다의 목표가 상충되었기 때문이다.

상층계급은 오랜 기간 권력을 안전하게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만간 신뢰나 효율적인 통치 능력 중 한 가지를 잃거나 두 가지를 다 잃어버리는 순간이 그들에게 닥친다. 그러면 중간계급은 자유와 정의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것처럼 가장하여 하층계급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상층계급을 전복시킨다.

그런데 그들은 자기들의 목적을 달성하자마자 하층계급을 다시 옛날의 노예 신분으로 전락시키고 스스로 상층계급이 된다. 이 때 새로운 중간계급은 다른 두 계급 중 하나에서 분리되거나 양쪽 계급에서 분리되어 나오는데, 이로 인해 투쟁이 다시 반복되는 것이다. 이 세 계급 중에서 하층계급만이 단 한 순간도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부(富)가 늘고 인간관계가 부드러워지고 개혁이나 혁명이 있었지만 인간의 평등이라는 점에서는 조금도 발전한 게 없다. 하층계급의 입장에서 볼 때 역사의 변화란 그들의 주인이 바뀌는 것 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이를 '역사 동결'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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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기쁨
아베 피에르 지음, 백선희 옮김 / 마음산책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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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약자들과 고통받는 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연대적인 사회를 원하는가? 아니면 반대로 강자들이 약자들을 짓밟도록 내버려두는, 혹은 약자들을 길가에 내버려두는 개인주의적인 사회를 원하는가?

전자의 경우라면 우리는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전력투구할 것이며, 지속적인 사회적 평화가 보장될 것이다. 후자의 경우라면 격차와 부당한 상황들이 점점 늘어가도록 내버려둘 것이며, 항구적인 사회적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후자는 불행히도 가장 풍요로운 사회들이 선택한 것으로 보여지는 길이 아닌가?˝

˝고통받는 자들에게 충고를 하려 들지 않도록 주의하자. 그들에게 멋진 설교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신앙에 대한 설교일지라도 말이다.

다만 애정어리고 걱정어린 몸짓으로 조용히 기도함으로써, 그 고통에 함께함으로써 우리가 곁에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그런 조심성, 그런 신중함을 갖도록 하자. 자비란 바로 그런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의 경험들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가장 정신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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