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종말 - 불확실성의 시대, 일의 미래를 준비하라
테일러 피어슨 지음, 방영호 옮김 / 부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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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과 알파고의 격돌로 시작된 인공지능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은 4차 산업혁명의 의제를 타고 급속히 확산되었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들이 인간을 대체하면서 미래 일자리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또한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오늘날 개인들은 위협적인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지식을 늘리는 일에 투자한다. 사람들은 자격 조건을 늘리기 위해 학교로 돌아가고 있다. 자격에 뒤따르는 보상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학생들은 이력을 늘리는 일에 많은 비용을 들인다.


<직업의 종말>은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눈길 끄는 주제를 담고 있다. 점차 직업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저자 테일러 피어슨은 '직업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고 단언한다. 사회적으로 볼 때 일자리는 정점을 찍었고, 20세기 후반을 특징 지었던 고임금의 일자리가 풍부했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전통적인 대학 학위가 너무 흔해져서 예전에 비해 가치가 낮아진 마당에 왜 곧바로 일에 뛰어들지 않고 값비싼 학위를 따기 위해 4년을 투자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론 데이비슨은 <제4경제>에서 지난 700년간의 서구 역사를 농업경제(1300-1700), 산업경제(1700-1900), 지식경제(1900-2000)의 세 단계로 구분했다. 여기에 테일러 피어슨은 '창업경제'의 도래를 예견하며 앙트레프레너십(창업가정신)이야말로 직업의 시대를 뛰어넘을 자산이라고 주장한다.


기술혁신과 통신기술의 발달은 '글로벌 인재 풀'에서 직원 고용을 수월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원격 팀을 관리하고 그들과의 협업을 용이하게 해 주고 있다. 테일러 피어슨은 2년 동안 함께 일했던 한 업체의 조직구조 예를 든다. 캘리포니아에서 부동산이 비교적 저렴한 한 지역에 창고를 설치하고 영업 부서와 고객지원 부서는 샌디에이고 시내에 두었다. 그 밖에 웹마케팅 부서는 필리핀과 베트남에, 생산 부서는 중국에 설치했다.


이와 같은 조직구조는 비슷한 여러 기업들에게 강력하고 지속 가능하며 경쟁력 있는 이점을 가져다 둔다. 이같은 마이크로-멀티내셔널(micro-multinational) 형태를 오늘날 주목받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새로운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생산도구와 유통구조가 대중화되면서 누구나 저비용으로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앙트레프레너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렇다면 앙트레프레너 시대에 필요한 창업 능력은 어떻게 갖춰갈 수 있을까. 직업에서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단계별 접근법과 수습생으로 복귀해 기술과 경험을 습득해 가는 방법은 <직업의 종말>에서 직접 확인해 보자. 


일의 미래는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서의 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요컨대 일의 목적과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삶의 의미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 그것은 어떤 행위를 하고, 어떤 일을 창출함으로써 발견해 나가는 것이다. 단지 자신의 마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상으로 걸어 나가 일을 해낼 때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세계적 경기침체를 겪고 있지 않다는 테일러 피어슨의 말에 주목해 보자. 우리는 뚜렷이 구별되는 두 시대의 경제적 전환기에 서 있을 뿐이다. 종전 시기의 작동 방식에 대대적인 투자를 해 봐야 결과가 개선되지 않는다. 새로운 경제시대에 맞는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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