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 1 - 관 속에서 만난 연인
앤 포티어 지음, 서현정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북트레일러로 먼저 접하고 굉장히 궁금했었다. "나의 사랑에는 언제나 저주가 따라다녔다"는 카피와 더불어 펼쳐지는 긴박한 영상이 할리우드 영화의 예고편을 방불케 했던 것이다. 그래서 책을 손에 넣자마자 펼쳐보고는 정신없이 빠져들고 말았다. 밥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잊고 무아지경으로 읽어나갔다. 그만큼 재미있었다.


이 책은 셰익스피어 이전에 '로미오와 줄리엣'이 실재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나도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었으나, 배경이 베로나가 아닌 시에나였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작가는 이 소설을 집필하는 5년 동안 시에나에 대해 엄청난 양의 자료를 수집했다고 한다. 그 덕분인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이야기에서 셰익스피어의 베로나를 능가하는 입체감이 느껴졌다.


모든 면에서 우월한 쌍둥이 동생과 비교당하며 자라 자신감이 없고 다소 삐딱한 소녀 줄리는 어느 날 할머니의 유언장을 통해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조상이 '로미오와 줄리엣'의 실제 모델인 줄리에타 톨로메이라는 것.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에 숨겨진 놀라운 진실이 차례차례 밝혀지는 가운데 줄리는 흡사 과거의 재현인 듯 드라마틱한 로맨스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고전의 품위와 스릴러의 흥미를 어느 하나 모자람 없이 겸비한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마치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느낌이 들었다. 셰익스피어를 신성시하는 열렬한 팬이라 할지라도 이처럼 멋진 재해석에는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간만에 풍성한 정찬을 먹은 듯 포만감이 드는 소설을 만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