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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
목수정 글, 희완 트호뫼흐 사진 / 레디앙 / 2008년 8월
평점 :
쳇!
부제가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란다
쳇!
왜 쳇쳇 거리냐 하겠지만, 20대 후반의 여자들에게 요런맘들은
다 하나씩 있을거다.
자유롭고, 정치적 소견도 있으며, 구속되지 않는 동거생활을
누리고? 있는듯한 제목에 그녀의 삶에 질투가 섞인 쳇! 을
한번쯤 날리고 싶은 소심한 그 마음.
나는 비교 대상이 돈 잘벌고 스펙좋고, 좋은 집안에 시집간 여자가 될때는 쳇은 커녕 눈길 한번 안간다.
그런데 비교 대상이 자유롭고, 문화적인 삶을 살며,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는(생긴것도 당당하게 아름다운) 거기다가 애까지 낳은 여자를 보면 질투심에 내 작은 눈이 이글이글 타오른다.
이 책은
모 한마디로 그런 내 "질투의 대상" 이 될만한 여인의
프랑스 유학기와 민주노동당 정책위원으로서의 한국에서의 정치적 삶에 대한 이야기다.
그녀는 30살이 되어 프랑스로 무작정 유학을 간 당시를 이렇게 서술했다.
[잠시 다른 질서 속에 방황하는 것, 자유 속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비로소 내가 원하는 것들을 고르는 경험을 하는 것, 다른 가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가치전복의 신선함을 누려보는 것, 적어도 오늘 한국사회의 가부장적 요구가 내가 살아내야 하고 견뎌내야 할 유일한 조건이아니라는 걸 깨닫는 것, 살면서 꼭 해보아야 할 경험들이 아닐까] - 본문 중
내가 1년동안 다른곳에 있다 돌아오면서 깨달은 것 한가지가 있다면 공간이, 내가 서 있는 곳의 공기가 ( 사회적 공기 포함)
얼마나 사람을 지독히 지배하는가 였다.
그 사실이 내게는 충격이었고, 본연의 내가 어디있었는지, 있기는 한건지, 그런 고민들에 방황했었다.
떠나봐야 안다는 것
이 문장이 대단히 사치스럽고 거만하게 들릴수도 있겠지만 나는 공감한다. 이 책의 저자에 대한 내 질투는 내가 하지 못한,
내가 떠나지 못한, 내가 깨닫지 못한,내가 공부하지 못한, 그 모든 것들에 그녀가 <용기>를 내었다는데 있다.
그래. 내 질투의 근원은, 내가 차마 하지 못한 그 출발총성을 울리지 못한 내 [용기]에 있다.
쳇 쳇 쳇
거리지만 말일이다.
용기를 낼일이란 말이다.
내 사회적 소견에, 내 뒤늦은 공부에 ( 참, 그녀는 문화정책을 프랑스 소로본 대학에서 공부 했는데 입학시험문제가 '당신의 지난겨울은 왜 그토록 특별히 힘들었나'였다고 한다. 참, 정말 이런데서 한번 공부해보고싶다) 그리고 나와 진정으로 소통하는 가족을 만드는 일에, 정말 한 번, 용기를 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