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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글.사진 / 넥서스BOOKS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EBS '열린 다큐멘터리'에서 방영되어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장기배낭여행자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한 책이다'라고 소개 되어 있다.
아쉽게도 나는 다큐멘터리를 보지 못했고, 이 책을 구입하고 얼마 후 DVD를 함께 주는 이벤트를 해서 잠깐- 속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반듯하게 인쇄되어진 활자와 사진에서 전해지는 느낌만으로도 그들이 얼마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느껴졌다.
나는 유럽의 어느 노천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아프리카 대륙 어딘가를 여행하고, 에메랄드 빛 바다가 펼쳐진 지중해 해변을 거닐고, 홍콩의 야경과 쿠바의 거리를 걷고, 남미의 열정을 온몸으로 느끼고, 앙코르와트와 티벳의 사원을 둘러보고, 인도의 매력에 빠지져보고, 세상에서 자신 없는 일 중 하나인 추위를 이기며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여행하면서 그렇게 세계 곳곳을 둘러보고 그곳에 살고 있는 그들의 문화와 생활을 느끼고 싶었다.
그렇게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수 십번, 그러면서도 나는 언제나 머뭇거렸다.
나는, 내가 가진 많지 않은 것들을 놓아버릴 용기가 없었다. 그것은 현실을 무시 할 수 없다는 위안인 동시에 이기적이란 얘기를 듣고 싶지 않다는 아주 이기적인 방어본능이었으며 욕심이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책 속의 장기배낭여행자들, 그들이 부러웠다. 울컥- 눈물이 나오려 하기도했다. 책을 읽고 나면 떠나고픈 충동이 생길까봐 읽기를 망설인다던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에게 여행의 의미는 무엇인지, 오랜시간 여행을 할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생겼는지 알고 싶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읽었다.
결국, 나를 붙잡고 있는 것은 언제나 처럼 나자신에게 있었다. 처음 한번이 어렵지 그 다음은 쉬운 일이라고 했다. 처음, 그 시작을 나는 언제쯤 할 수 있을까. 언제쯤 시작할 용기가 생길까.
"왜 꿈만 꾸고 있는가. 한번은 떠나야 한다. 떠나는 건 일상을 버리는 게 아니다. 돌아와 일상속에서 더 잘 살기 위해서다."
http://blog.daum.net/memorytrace/9904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