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세다 1.5평 청춘기
다카노 히데유키 지음, 오유리 옮김 / 책이좋은사람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물건 하나 제대로 건졌다. 정말 재미있고 유쾌한 소설이다. 재미있고 기발하고 유쾌하고 엽기적이고 기상천외할 뿐만 아니라 감동적이다. 생각할거리를 던져준다. 한 인간의 방랑벽과 성실함에 감탄하게 된다. 그들의 철없음을 경외하게 된다. 그들의 열정과 사랑에 가슴 두근거린다.

퇴근하는 지하철에 타면서부터 읽기 시작해 잠자리에 들면서까지 놓지 못했고, 그 다음날 출근하는 지하철과 퇴근하는 지하철에서도 줄곧 이 책에 붙들려 있었다. 읽는 내내 웃음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힘들었다. 특히 수전노 이야기와 조선나팔꽃 씨앗 실험 부분에서는 이를 악물고 웃느라 눈물까지 흘렸다. (한번씩 웃음의 격랑이 지나간 뒤에는 주위 시선 때문에 더더욱 책 속에 코를 파묻고 집중하는 척해야 했다. 그래야 얼굴이 덜 드러날 테니까.)

읽는 동안에는 정신없이 웃기고, 다 읽고 나면 마음이 흐뭇해지는 책이다. 용두사미격의 소설에 많이 실망한 터였는데, 이 책은 뭐 하나 흠 잡을 데 없이 기특하다.

일과 책 다음으로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는 상 '사케노미 대상' 수상작이라는 트로피가 더없이 어울리는 책. 일과 스트레스로 지친 그대, 잠시 와세다의 1.5평짜리 방에서 술 한잔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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