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해서 오래 기억나는 영문법

유치해서 오래 기억나는 영문법 (책 + KJ의 동영상 강좌 20강 무료제공)
이갑주 지음, 마이클 스완 외 감수 / 어문학사 / 2010년 5월

영어 공부 참 오래했다.
햇수로만 따지면 이미 네이티브 수준은 됐어야 할 시간이다.
하지만 한결같이 제자리인게 나의 영어 실력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배운 내용이며 내가 제일 많이 가지고 있는 책이기도 한 문법이
여전히 어렵다.
처음엔 잘 나가다가도 중간에서 꼭 막히곤 하는 영문법.
그냥 받아 들이면 될 것을 굳이 우리 식으로 생각하려고 하는 습관때문인지 같은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곤했다.
그래서 좀 더 이해하기 쉽고 재밌게 공부할 수 있는 영문법 책이 필요했다.
그러던 차에 제목이 눈길을 끌었던 영문법 책을 보게 되었다.
<유치해서 오래 기억나는 영문법>
제발 왕유치해도 좋으니 영어 좀 잘해 보고 싶다.
들인 시간과 돈이 얼마던가...
사실 문법을 공부하는 이유 중엔 시험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무리 말을 잘 한다 해도 문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흔히 말하는 고급 회화는 구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기가 아는 형식만 말하게 되고 관계사로 이어지는 긴 문장으론 이어 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언어라는게 일단 많이 듣고 따라 말하면서 저절로 문법을 익히는 법도 있지만
하루종일 영어를 들을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보니
문법을 공부하면서 회화 실력을 향상시키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문 연습에는 말할 것도 없이 필요하고...
문법을 배울 이유는 충분히 알고 있지만 실력은 그에 비례하지 않는 나에게
제목처럼  기억에 오래남고 명쾌하게 설명해 주는 책이길 바라면서
책을 펼쳤다.
처음 나온 영문법의 특징에 관한 내용은 무척 유익했다.
한글과는 사고 체계도 다르고 어순도 다른 영어를 영어식 그대로 받아 들이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다음에 본격적으로 나온 문법 관련 내용들은 대체로 설명이 잘 되있고 쉽게 외울 수 있게 암기법들이 나와있기는 했지만 눈에 확 들어오는 구성은 아니었다.
책 읽듯이 읽어 나가기엔 좋았지만 부분적으로 찾아 본다거나 요약하기에는 조금 불편했다.
또 말 그대로 영문법을 설명해 놓은 책이라 문제집처럼 많은 문제가 실려 있지는 않다.
동영상 강의를 들으면서 책을 보면 또 다를지 모르겠지만 전반적으론 무난한 교재라는 느낌이다.
기본을 한 번 정리한다는 느낌으로 보면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다.

한국의 시장

한국의 시장 - 일상다반사, 소소함의 미학, 시장 엿보기
기분좋은 QX 엮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5월

텔레비전에서 임현식의 장터사람이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재치있고 구수한 입담을 가진 임현식 아저씨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이 프로그램은 각 지역마다 특색있는
 장의 모습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처음의 투박함과는 달리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저절로 웃음이 지어지는 우리의 장터를 보고 있자니
 어렸을 때  장이 서는 날 외할머니와 엄마 손을 잡고 구경을 갔던 추억이 떠올랐다.
사실 그땐 물건 구경보단 시장안에 있는 가게에서 자장면이나 팥죽, 바로 튀겨서 담아주는 시장표 치킨 먹을 생각에 들떴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하나 둘 동네에 생기기 시작한 중형 마트의 깔끔함을 더 좋아하게 됐고 주말엔 시장보다
대형마트에 가는 날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장날이 낯설고 조금은 불편하기까지 했다.
자식을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손수 캔 나물, 경매장에서 받아온 생선을 펼쳐놓고 마수걸이 할 손님을
기다리는 모습, 조금은 허름하지만 전통과 손맛을 자랑하는 장터 음식들을 보면서  갑자기 시장이 그리워졌다
사람이 사는 곳, 볼거리 많고, 웃음이 있고 ,맛있는 자장면이 있었던 시장에 다시 가고 싶어졌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났다.
대형마트가 들어서도  여전히 꿋꿋하게 사람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우리의 시장이 펼쳐져 있었다.

이 책에는 우리 나라 각 도의 시장의 모습이 담겨있는데
그 시작은 제주도이다.
지금이야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됐지만 예전의 제주도는 우리 나라 남단에 위치해 있는데다
배를 타고 간다해도 가는 길이 힘들었기에 내륙과는 다른 제주만이 가질 수 있는 섬 특유의 특색이 느껴졌다.
관광지도 좋지만 제주도의 전통시장은 꼭 가보리라 다짐해 본다.

 전라도
조금은 투박한 말투지만 그 속에 정이 넘쳐나는 전라도
그 중에서  태백산맥의 무대이기도 한 벌교 시장와 전통 문화가 살아있는 전주 남문 시장이 소개되어 있다.
특히 벌교는 영화 세트에서나 볼 듯한 옛날 간판들이 아직도 걸려 있는 곳이다.
 조금 허름하기도 하지만  옛 정취가 느껴지는 이 곳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벌교의 꼬막 무침과 밥 한공기면 만사 오케이다.
보성과 순천과도 같이 소개 되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충청도
지금도 그렇지만 교통의 중심지 답게 사람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곳
충청도만의 느긋하고 여유로운 흥정을 어떨까
제값을 부르지 않으면 살짝 돌려 재치있게 말할 것 같은 아주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유명한 호두과자에 순대는 꼭 먹어 봐야겠다.

 강원도
강원도에 발견한 단화와 미국스러운 표지의 바늘책이 갖고 싶어서라도 , 딸기떡이 먹고 싶어서라도 동해 북평장과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주문진 수산시장은 꼭 가봐야 겠다.

경상도
부산은 일본 유행을 빨리 받아 들이는 곳이기도 해서 일본 수입물품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고
개성이 넘치는 소품이 많은 곳이기도 했다.
전통과 현대적 개성이 조화를 이룬다는 느낌이다.
대구 서문 시장에선 한복 한 벌 꼭 맞추고 싶다.

 경기도
현대화가 많이 됐으리라는 생각과는 달리 여전히 장터의 모습이 남아 있어 더 반가웠다.
서울
역시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큰 시장답게 다양하면서 볼거리가 많다.
각 시대별로 같이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보물 찾듯 둘러보는 것만을도 재밌을 듯 한 서울 시장이다.

 책 한 권으로 우리 나라 전국을 여행하고 온 듯 하다.
각 지역마다 느껴지는 특색과 느낌들이 읽는 내내 즐거웠다.
다음엔 직접 사람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 우리의 시장으로 떠나야겠다.

김태훈의 랜덤워크

김태훈의 랜덤 워크 - 영화와 음악으로 쓴 이 남자의 솔직 유쾌한 다이어리
김태훈 지음 / 링거스그룹 / 2010년 5월

어느날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다 기막히게 말 잘하는 사람을 알게됐다.
약간 냉소를 띤 웃음에 잘난체 하는 말투긴 했지만 사람들을 자신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논리적이고 재치있는 말솜씨에 감탄하고 말았다.
박식한 지식에 적절한 비유를 들어가며 설명하는 모습은 설사 그 말이 틀렸다고 해도 다 믿을만큼 설득력 있었고 뭔가 있어 보이는 표정은 실은 아무것도 없더라도
대단하게 보이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말 잘하기로 소문난 신해철씨도 칭찬했던 부러운 말 솜씨를 가진 사람

이분의 정체는 팝칼럼리스트 김태훈.
하지만 영화 프로에도 나오고 연애 상담 프로에도 나오고 오락 프로에도 나오니
본업인 팝칼럼리스트보다 다른 분야에서 더 자주 보는 것 같기도하다.
한 우물만 파기엔 재주나 재능이 많고 잘하기까지 하니 나쁘지 않다.
별걸 다 기억하고 먹고 사는 것과 크게 관련 없는 것도 많지만
여러 분야에 해박함을 두루 갖춘 난 이런 사람이 재밌고 좋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책 역시 기대가 컸다. 
기대한 만큼 글솜씨 또한 나쁘지 않다.
일상에 느꼈던 에피소드들을 담은 책으로 약간 보여주고자 하는 느낌도 받았지만
 아는 만큼 보이고 생각한다 했던가 책 역시 그의 해박함이 가득 담긴 책이었다.
음악과 영화와 함께하며 술과 담배, 에로물을 좋아하는 남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유롭게 사는 모습이 부럽기까지 하다.
사실 사람 사는거야 별 차이 없고 영화나 음악에 해박한 분도 많이 있으니
그리 크게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닐텐데...
속박된 틀을 깰 용기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아는 음악과 영화가 나오면 반가웠고
감정과 생각들에 공감이 될 때, 때론 같을 때는 기뻤다.
다 읽고 나선 내가 몰랐던 음악들이 궁금해졌고 들어보고 싶었다.
말솜씨에 너무 넘어간건지도 모르겠지만
김태훈이라는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앞으로도 기다려질 것 같다

아불류 시불류

아불류 시불류 - 이외수의 비상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0년 4월

  사실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 난 이소룡을 떠올렸다. 
이소룡 특유의 제스처와 함께 아뷰~ 하는 그 모습과 함께 시불류는 욕인 줄 알았다. 
참 대단한 작명 센스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아불류 시불류는 '내가 흐르지 않으면. 시간도 흐르지 않는다라'는 작가의 글을 핵심적인 표현으로 정리한 제목으로시간 속에 내가 있고, 그대가 있고, 생명이 있다는 가르침, 시간을 아우르고 넘어서 마침내 자신 안에 품어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그대가 그대 시간의 주인이다'라는 정말 좋은 뜻을 담고 있다.
이 좋은 가르침을 두고 한 나의 과한 상상력이 부끄러워 진다. 
이번 작품은 이외수 작가님이 트위터에 올린 글들 중에 많은 리트윗(트위터에서 일종의 글퍼나르기)을 받은 글들을 추려 나온 에세이집이다.
책의 디자인이나 형식은 전작들인 '하악하악'나 '청춘불패'와 비슷하지만 이번엔 비상법에 관한 내용이며 꽃 향이 나는 책이기도 하다. 
유머와 재치가 가득 담긴 글들은 그냥 읽는 것만으로도 재밌다. 하지만 즉흥적으로 쓴 듯한(실은 엄청난 고민을 하셨겠지만) 단문들이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있는 그대로 받아 들일 수도 있고 글을 읽는 사람의 생각과 합쳐져 재해석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요즘들어 난 내가 점점 뒤쳐져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남들은 저만큼 앞서나가는데 난 늘 제자리다. 게으르면서도 늘 항상 허황된 반전을 꿈꾼다. 책에 나온 말이기도 하다.비상은 커녕 생존도 소통도 너무 힘들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온전히 다 받아 들이지는 못했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였을까 되도 않는 이해력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해서 였을까 그냥 읽었으면 오히려 더 나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비상하고 싶고 발전 된 내가 되고 싶다. 이 책의 제목처럼 내 시간의 진정한 주인이 되고 싶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그럼 된거 아닌가... 역시 하수는 머릿 속에 만가지 생각이 넘쳐난다.

하하 엄마처럼 하하하

하하 엄마처럼 하하하 - 융드옥정이 들려주는 유쾌한 삶의 스토리
김옥정 지음 / 꽃삽 / 2010년 4월

옥정킴, 융드옥정으로 우리에게 웃음을 주셨던 하하 엄마 김옥정 여사님께서 이번에 책을 내셨다.
항상 웃는 얼굴에 재밌는 말투가 기억에 남아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그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지어졌다.
이 책에선 연예인 하하씨를 키우시면서 느끼게 된 자녀 교육법과 김옥정 여사님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젊은 시절 모습의 사진까지...
텔레비전의 하하씨는 나름 성공한 인기 연예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머니로서 자녀 교육에 관심과 열정이 많으셨던 분이었고 많은 부모님들이 그렇듯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욕심도 있으셨을텐데 아들이 가수가 되겠다는 마음을 이해 하도록 노력하고, 끝까지 믿고 기다리신 모습에서 많은걸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그 당시엔 속도 끓이시고 속상하셨겠지만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느끼신 자녀 교육법이나
생각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니 하하씨의 역할도 컸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김옥정 여사님의 긍정적인 삶의 이야기들, 때론 엉뚱한 모습들에서 유쾌함이 잔뜩 느껴져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방송과는 달리 요리를 잘 하시고 작사 실력도 뛰어나신 김옥정 여사님을 앞으로 방송에서도 자주 뵈었으면 좋겠다.
매사에 감사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시는 모습은 꼭 본받고 싶다.
자신과의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를 때 그래서 때론 힘들 때
도 하하 엄마처럼 하하하 웃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