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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룰렛 - 중국공산당의 부, 권력, 부패, 보복에 관한 내부자의 생생한 증언
데즈먼드 슘 지음, 홍석윤 옮김 / 알파미디어 / 2022년 3월
평점 :
중국에 관심이 있거나 관련된 비즈니스를 한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작가는 중국에서 20년 넘게 활동하면서 보고 들은 것을 아주 적나라하게 적어놨다.
보시라이 구속, 마윈의 잠적, 고급관료들의 실각 등 중국에서 일어난 여러 의문점들의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다.
작가는 중국에서 태어나 10대 시절 어머니를 따라 홍콩으로 이민을 간다.
대부분의 이민자들이 그러하듯이 좁은 아파트에 3가족이 살아가는 곤공한 생활을 이어간다.
그 후 미국으로 넘어가 대학을 다니며 자유로운 사상과 분위기를 경험하고
홍콩으로 돌아온다. 홍콩으로 돌아와 중국 사업을 추진하는 사모펀드에 들어가
일을 시작한다. 등소평 경제 개방 이후 1990년대 한참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하던 시절이다.
그러던 중 휘트니라는 중국여성을 만나고 어울리면서 후진타오에 이어 2인자로 떠오른
원자바오 총리의 부인(일명 장이모)과 연결되게 된다. 휘트니와 작가는 각종 사업에 관여하고
차근차근 재력을 만들어간다.
꽌시라는 것이 참 애매한 부분이 있다. 직접적으로 장이모 이름으로 압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은근하게 장이모가 뒤에 있다는 것만 보여주며 여러가지 이권을 얻는 것이다.
걸렸다 한 들 딱히 증거가 나오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부를 쌓아가다가 2012년 후진타오가 물러나고 장쩌민이 밀고 있는 시진핑이
주석에 오르고 대대적인 사정 정국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부패와의 전쟁이라는
거창한 슬로건으로 시작하지만 종국에는 그것이 반대파를 쳐내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는 게
작가의 주장이다.
원자바오가 물러나고 장이모 역시 위기에 처해지면서 휘트니는 더이상
꽌시를 이용할 수 없다.
어쩌면 전략적인 관계였던 작가와 휘트니는 이혼하고 얼마 후 휘트니는 실종된다.
중국에서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한 듯하다. 죄를 묻고 인정할 때까지 가둬놓고 인정하면
무기징역 또는 사형 등 강한 처벌이 들어간다. 도저히 빠져나올 구멍이 없다.
골드만삭스 前 CEO가 썼던 중국과 협상하기를 읽고 중국 리더와 엘리트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된 바도 있었으나 레드 룰렛을 읽으면서 중국내부의 권력암투와 정경유착이
얼마나 심각한 지도 알게 되었다.
중국이 경제를 개방했던 이유는 경제 파탄으로 인한 민심 이반되는 것을 막기 위한,
어쩌면 공산당이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에 오른 지금 공산당은 또다시 자만에 빠져
마오쩌둥 시대를 그리워하며 과거로 회귀할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