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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죽음 -상
다이 호우잉 지음, 윤구병 외 옮김 / 다섯수레 / 199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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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 호우잉의 처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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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피 민음 경장편 1
김이설 지음 / 민음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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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뒤표지 문구에 써 있다. 크게..

"이것이 21세기 가족이다!"

 

정신지체 엄마, 술만 마시는 할머니, 매일 폭력을 행사하는 고물상 사장 외삼촌, 자신의 화를 표출하는 곳 외삼촌 딸이자 친구 수연, 게임중독인 수연의 남편, 수연의 딸 혜주, 혜주를 데려다 키우는 친구 진선, 수연을 사랑한다는 재현, 터미널 근처 오락실 사장이자 주인공 곽화숙.

 

화숙은 아빠가 없다. 누군지 모른다. 정신지체 엄마가 동네 많은 놈팽이들한테 유린당하고 살고 있었으므로.. 화숙이 어릴 때 자신이 보는 앞에서 엄마는 많은 남자들과 잠자리를 해야 했다. 모자라다는 이유로.. 고물상 사장이자 힘깨나 쓰는 외삼촌도, 할머니도 이를 묵인하다. 자신도..

 

발작 증세를 일으키는 엄마는 가끔 길을 가다가도 자지러진다. 엄마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화숙은 생각한다. 모든 화를 수연에게 푼다. 여기저기 때려가며..수연은 그런 화숙을 다 받아준다.

그렇게 공격적인 성향으로 자라난 화숙은 이제 서른 네. 작고, 뚱뚱하고 가무잡잡하다. 매력이라고는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여자.

 

그냥 남들처럼만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화숙이가 바라는 남들처럼은 그녀가 기를 쓰고 살아야만 겨우 얻을 수 있다. 자신이 당한 일은 곱절로 갚아야 직성이 풀리는 그녀. 그렇게 그녀는 세상과 싸우며 산다.

 

게임 중독에 빠져 사는 남편과 딸을 버리고 수연은 재현과 도망쳐 산다. 하지만 재현은 사랑한다는 이유로 수연을 때리고, 사과하고, 때리고 사과하고.. 집으로 돌아온 수연은 재현과 연락을 끊지만 화숙은 이 둘을 다시 연결시켜준다. 자살하고 마는 수연, 재현을 쫓아 다니는 외삼촌 또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고, 할머니는 요양보호시설에 맡겨진다.

 

혜주와 진선, 화숙 이렇게 세 명의 여자는 고물상을 운영하며 살아간다.

 

많은 내용들이 생략되었지만, 대강의 줄거리다. 따뜻한 세상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 숨기고 싶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작가는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작가는 등장인물을 통해 모든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대신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런 가족이 21세기 가족이라면 21세기가 오지 않았으면 한다. 세상에 정말 이런 일들이 많다고 해도, 우리가 사는 현실이 꽃분홍길은 아니라고 해도.. 내가 현실을 외면하고, 꿈같은 이상만 바라보고 있다고 해도..

 

하지만 화숙이 겪는 고통과 그렇게 밖에 해소할 수 없었던 화숙의 입장은 수긍이 된다. 나라면 글쎄.. 화숙처럼, 화숙보다 더 심하게, 그건 모를 일이다. 경험해 보지 않은 일에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는 무의미하다. 단, 화숙처럼 그 누구도 의지할 수 없고, 그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난 더 심했을 수도...

 

내 안의 화숙에게 잠시나마 평화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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