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로트의 우울

샤를로트의 우울
곤도 후미에 지음, 박재현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5월

개나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함께 살지는 않는다.

책임이 많이 필요하니까.

아이를 키우는 것 만큼이나.

아이들이 커가면서 부쩍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말하곤 한다.

우리집은 남편의 완강한 반대로 집에서 동물을 키우는 일은 아마도 힘들 것이다.

우리집은 그렇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반려견이나 반려묘와 함께하는 가정이 정말로 부쩍 늘고 있다.

번화가가 아닌 우리집 근처에 애견관련 용품 가게가 두 곳이나 새로 오픈한 걸 보면 아마도 이쪽 시장이 더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수요가 는 만큼 그에 따른 매너도 잘 지켜지고 있는가. 많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샤를로트의 우울>은 경찰견 새퍼트 샤를로트가 고스케, 마스미 부부에게 온 이후로 생기는 에피소드를 그린 소설이다. 이야기는 우리가 반려견(묘)을 대하는 자세, 준비, 이웃 등등 반려견과 함께하는 가정이라면 아마도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동물을 키우지 않는 내 입장에서도 충분히 납득되는 이야기다.

훈련이 잘 된 영리한 개가 넓지는 않지만 마당이 있는 주택에서 아이가 없는 부부와 함께 지내며, 이웃들과 소통하는 모습들이 왜 사람들이 동물을 사랑하는지 아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난,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동물들을 키우는 걸까. 그 에너지를 사람에게 쏟으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다들 먹고 살만 한가 보다.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려면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데.. 그리고 일하러 나가고 학교에 가고 집에 사람이 없으면 혼자 있는 동물은 어쩌지? 다들 그냥 혼자 두나? 아이가 있다면 털이 많이 날릴텐데. 등등... 쓰잘 데 없는 생각들을 많이 했었다.

하고 싶지만 나에겐 너무 버거운.. 반려견은 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달라진 게 있다면, 조금 버거워도 하고 싶다로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점점 더 하고 싶다. 사람은 사람에게만 위로받는 것이 아니다. 사람만이 행복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동물도 충분히 교감할 수 있고 사랑하고, 행복하고, 위로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다만, 주인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키우는 입장에서 조금 더 성숙한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p. 202

칭찬하는 것은 그 행동이 틀리지 않았다는 의사 표시다. 상대방이 짖는데 따라서 짖지 않는 건 옳은 행동이기 때문에 칭찬해줘야 한다.샤를로트를 키우기 시작했을 무렵 개를 어떻게 훈련시켜야 하는 지 공부하고 알았다. 짖지 않고 가만히 있거나 얌전히 있을 대 칭찬해주는 게 중요하다는 걸. 사람에게는 그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칭찬하는 습관이 없다. 나쁜 일을 했을 때만 꾸짖고, 얌전히 있을 때는 내버려두기 십장이다.

p.206

개가 사람을 물면 물린 사람뿐 아니라 개도 불행해진다. 그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견주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