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차가운 다소 몽롱한, 그래서 어딘가 모르게 슬픔을 교묘하게 감추고 사는 그녀의 주인공들을 사랑한다. 뭔가가 늘 부족한 그래서 아픈 그녀의 주인공들은 늘 외롭다. 나는 한강의 소설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녀의 신작을 무던히도 인내심 있게 기다렸다. 이번에 신간된 [그대의 차가운 손]은 나오자 마자 구입을 하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강의 그 특유한 주인공들에게서 크게 변화되지는 않았지만 어쩐지 기존의 소설과는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딱히 뭐라 꼬집어 얘기할 순 없지만 약간의 틈이 보였다고 할까. 한강의 소설은 잘 읽힌다. 묘한 분위기가 있는 그녀의 소설은 여타 다른소설과는 다른 상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소설도 성장과정에서 아픔이 있는 조각가인 주인공 남자와 감추고 싶은 신체적 비밀들을 간직한 그의 여자들과의 관계가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으며. 감추고 싶은 아픔들을 드러내놓는 (전시적으로 보여지는) 조각으로 떠낸다는 설정이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한다.다만 마지막부분에 그들 주인공들이 갑자기 사라진 이유나 조각가 남자의 여동생이 오빠가 단 한번밖에 보진 못한 작가 '나' 에게 오빠의 흔적들은 보여준다는 부분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강. 그녀는 내게 너무도 매력적인 소설가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