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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의 인터뷰
심상대 지음 / 솔출판사 / 1999년 11월
평점 :
절판
심상대 아니 마르시아스심 만큼 아리송한 작가는 드문 일이다. 그에 대한 소설은 최근 발표한 <떨림>과 [늑대와의 인터뷰]에서 몇 편의 단편을 읽은 게 고작이지만 딱히 뭐라 단언 짓지는 못할 작가 같다. 그의 소설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독자로서 보는 관점도 그에 따라 양면성을 띈다.
최근작 그의 작품 <떨림>은 내겐 큰 의미를 남기지 못했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번 <늑대와의 인터뷰>에서는 눈에 띄는 몇 편 작품이 있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5.18광주를 소재로 한 [망향]같은 작품은 상당한 문장력을 겸비한 수준 높은 작품으로 생각된다. 참척한 큰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고, [신금오신화 제 4편]도 우스꽝스러운 정치얘기를 바다세계로 재현한 것은 상당히 재밌고, 신선했다. 그밖에 [늑대와의 인터뷰]나 [맹춘]같은 단편도 주인공을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말들을 독특한 인터뷰형식으로 잘 드러내 보이긴 했지만, 자칫 감각적이게 보일 소지가 있다고 본다.
그는 분명 무시 할 수도 무시해서도 안 되는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몇 편의 단편으로해서 그를 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최근 작품보다 과거 작품이 내겐 더 깊게 다가왔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굴곡이 심한 작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옛날 작품이 좋았다는 것은 작가에겐 그리 좋은 칭찬은 아닌 것 같다.
이름까지 개명한 그는 요즘 뜨고 있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말과 행동은 어쩌면 그 만이 가진 장점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감각적인 말은 쉽게 다가오지만 그만큼 금방 잊혀져 버릴 수 있다는 걸 기억했으면 한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작품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