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들...

모랫말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ㅣ 어른을 위한 동화 12
황석영 지음, 김세현 그림 / 문학동네 / 2001년 1월

<모랫말 아이들>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감동을 받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고단한 현대생활에 쩔은 어른이라면 과거를 회상하면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짧게 묶은 열 개의 이야기로 된 이 책은 주인공 수남이의 시각으로 본 어린 일상과 한국전쟁 전후인 그때 그 시절의 처한 상황들을 그림과 함께 묘사하고 있다. 비록 전쟁을 겪은 나이는 아닐지라도 읽는 동안 내내 수남이를 통한 수남이가 느꼈을 같은 생각과 경험들은 글을 통해 충분히 전해 받을 수 있었다.

특히 맘에 들었던 부분은 어머니의 친구가 맡기고 간 귀남이라는 여아가 떠나갈 때 수남에게 꼭 쥐어준 [금단추]가 아련하게 느껴져 좋았고, 양공주를 어머니로 둔 영화가 보여준 낯선 세계와 신기한 첫 키스의 기억을 담은 [내 애인]과 그리고 잠깐 헤어져 있는 동안 부인(애인)이 잘 되어 있는 현실을 애써 외면하며 떠나는 [낯선 사람]과 고아인 두 남매가 서로 헤어지기 싫어 누나가 곡마단에서 고의로 다쳐 헤어지지 않고 함께 한다는 내용을 담은 [두 남매]가 특별히 감동적이었다.

많은 부분들이 가슴이 아련하게 만드는 소재를 다루고 있고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을 기억들이라 그다지 거부감스럽지 않아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거 같다. 작가 황석영선생의 어린 기억들이지만 비단 그 분만의 얘기가 아닌 우리네 엄마,아빠들이 겪은 어린 시절일 것이다. 현재 우리 아이들은 그 시대의 아이들만큼 행복할까? 결코 그렇진 않다고 본다. 분명 뭔가를 잃어가는 것이 확연히 보이는 우리 아이들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 <모랫말 아이들>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지만 쉽고 잘 읽혀서 우리 청소년들도 함께 읽고 공감해서 뭔가를 가슴깊이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언젠가 나역시 과거를 회상하면서 좋은 글을 쓰는 날이 있기를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