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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 향기 2
김하인 지음 / 생각의나무 / 2000년 6월
평점 :
품절
언젠가부터 국화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서툴게 꽃꽃이를 배울때 다른 꽃과는 틀리게 2주가 넘어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국화의 강인함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국화꽃은 내게 가을만을 연상하게 하는 꽃은 아니다.
누구나 그렇듯 사랑소설은 좋아하지 않는다. 회사 언니가 읽어보라고 디민 소설책을 책상 위에 이틀을 방치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국화라는 단어 때문이다.
한 두장을 넘기면서 센치하게 느껴진 작가의 머리말을 보고 코웃음을 쳤고, 유치하다는 생각을 했다. 두권째, 다만 승우같은 남자가 세상에 있을까. 그런 남자의 사랑을 받는 미주라는 여자, 기다림과 기다림을 받아줄 수 있는 관계가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던것 같다.
읽는 내내 맑은 동화를 보는 듯 했다. 승우가 미주에게 보낸 엽서내용을 볼때 난 책을 덮었다. 공감. 경험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 다만, 미주가 국화였기를 바란다.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강인함을 지닌 여자였기를.
문학적인면에서는 결코 높게 평하고 싶지는 않다. 감상적인 부분이 많다는 것은 작가도 이해할테니까. 그럼에도 이 소설이 가진 매력은 인간사에 빠질 수 없이 중요한 사랑과 죽음을 적절히 잘 조화시켰기 때문이고 본다.
자꾸만 높아가는 하늘, 이 가을에 한 번쯤 읽어도 무방한 책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