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P. 17

마흔이 되려 한다는 것, 그것도 내가 긴 여행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일본을 떠나려고 생각한 데에는 그 밖에도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긍정적인 이유도 있었고 부정적인 이유도 있었다. 실제적인 이유도 있었고 형이상학적인 이유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일에 대해서는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 지금에 와서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P. 329,330

유럽 사람은 일본에 오면 길모퉁이마다 있는 자동판매기 수에 놀라지만, 로마에서는 그와 비슷한정도로 거리에 거지가 많다.- 다음으로 많은 것은 지체 부자유자이다. 다리가 없는 사람, 그 외 몸의 일부가 없는 사람. 이런 사람은 그없는 부분을 적나라하게 사람들에게 보이고 있다. 부재不在의 존재감存在感. 오랫동안 관찰해 보면 없는 부분이 많은 사람이 역시 거기에 비례해서 받는 돈도 많은 것 같다. 세상은 의외로 공정하게 기능하고 있구나, 하고 감탄하게 된다.

 

그냥 내 생각

'낭만과 감성의 유럽 여행 에세이' 라는 부제가 없었더라면 그저 소설인줄 알고 지났쳤을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담. 글을 잘쓰는 사람들은 무얼써도 재미를 선사할 줄 아는 구나, 하고 감탄했다. 그간의 책들처럼 무겁지 않아서 좋았고, 읽기 쉬워서 좋았고, 무엇보다 읽는내내 너무 웃겨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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