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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해변
이도 게펜 지음, 임재희 옮김 / 문학세계사 / 2021년 2월
평점 :

내가 여지껏 중동·서아시아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나 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없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이목을 끌었고 종교 분쟁으로 불씨가 되어온 이스라엘의 수도인 예루살렘을 제목으로 선택한 것이 멋있었다. 예루살렘은 3대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인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성지이다. 또한 중동 지역의 예루살렘에 해변이 있나 싶은 생각에 검색해보면 해변이 없다. 이런 제목의 장난은 독자로 하여금 책을 한 번 펼쳐보게 한다.
"무슨 의미를 찾아요?" 그녀는 커다란 갈색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삶의 의미' 사무실 맞은편 공원에서 나를 처음 만난 날이었다.
삶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나도 모르게 머리가 띵했다. 저런 질문은 살면서 몇 번은 듣게 되는데, 막상 깊이 생각해보려 해봐도 잘 되지 않고 금방 잊고 지낸다. 철학적인 생각은 내 스타일이 아니라면서... 삶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구절이 참 마음에 들었다. '노인 부대'에서는 평균 수명 계산법에 따르면, 유전적 요소, 현재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봤을 때 앞으로 4년, 어쩌면 조금 더 살 수 있는 인물이 나온다. 그런 인물이 입대를 결정한 다는 것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느꼈다.
작가 이도 게펜은 한국인 독자들에게 전하는 작가의 말도 따로 작성했다. 예루살렘 해변의 수록 작품 중 몇 개를 집필하는 동안에 뉴욕에 머물렀고, 맨해튼 32가에 있는 코리아타운에서 한국 음식을 자주 먹었다고 했다. 또한 번역가 분의 질문이 항상 그를 긴장하게 만들었다는 뒷이야기도 전해준다.
*출판사 지원도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