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뜬 자들의 도시 (리커버 에디션)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2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의 시작은 투표소였다. 시작부터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는구나 하고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비가 와장창 쏟아지는 때 선거 관리관과 비서, 정당에서 나왔던 참관인들이 투표소에서 투표하러 오는 사람이 없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다. 비가 그친 오후 4시가 됐을 때, 갑자기 사람들이 물밀듯이 몰려와 투표를 한다. 개표의 결과는 백지 투표가 80%가 넘었다.




이 사건 이후로 정부는 완전히 감시 체재로 들어간다. 마치 디스토피아 소설인 1984에서의 텔레스크린이 인간 버전으로 환생한 듯한 묘사가 독자들로 하여금 엄청난 거부감을 들게 한다. 감시라는 건 분명히 필요한 곳과 필요하지 않은 곳 아니 없어야하는 곳이 있는데 정부는 그 선을 넘어버린 것이다. 오늘 산책로를 걷다가 주변을 돌아보는데 cctv가 너무 많았다. 물론 감시의 목적이 아니라 방범의 목적이지만 정말 그 수가 너무 많고 이를 관리하는 곳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그 어떤 짓도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봤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경정의 양심은 직업적인 영역에서나 원칙에서나,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 입증이 된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 즉 될 일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며 그것은 달리 어쩔 수 없다는 사실에 체념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적응이 되어 있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다."




정부는 백지 투표가 80%가 넘은 수도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그들은 다른 도시로 도망간다. 그리고 그들을 동요하기 위해 정부는 이런 저런 모함을 꾸미지만 시민들은 넘어가지 않는다. 분명 정부의 비인간성을 욕하고 시민들이 스스로 보는 눈을 길러 악의 정부에 맞서라는 교훈을 주는 것 같다. 그중엔 과거의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인간의 모습도 나오고 후엔 악의 정부가 시민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는 것으로 결말이 난다. 작가 주제 사라마구는 온갖 비리와 썩어빠진 정치인들의 횡포와 그에 맞서는 시민들, 하지만 결국 시민들이 정부의 압력에 의해 궁극적인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끝나는 이야기를 통해서 악의 정부에 당하지 말고 눈을 뜨라는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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