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내가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노후가 보장된 부모에 착한 남편,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특권을 가졌다.
고 이야기했다. 그 말은 맞았다. 그것만으로도 내 삶의 복은 차고 넘쳤다.
내가 누리는 특권을 모르지 않았으므로 나는 침묵해야 했다. 내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는 부모 밑에서 자라며 느꼈던 외로움에 대해서,
내게 마음이 없는 배우자와 사는 고독에 대해서. 입을 다문 채 일을하고, 껍데기뿐일지라도 유지되고 있었던 결혼생활을 굴려나가면서,
이해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다는 감정에는 눈길을 주지 않아야 했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었으니까.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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