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느릿느릿 방의 벽들을 빙 돌아보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숨이 막힌다. 방이 조여든다. 활짝 열린 팔들, 나를 부르는 이야기들이 보인다. 나는 믿을 수 없는 가능성들로 불빛이 반짝거리는 함정 밑바닥에 떨어졌다. 열기에 취한다. 일어선다. - P37
책은 우리를 타자에게로 인도하는길이란다. 그리고 나 자신보다 더 나와 가까운 타자는 없기 때문에, 나 자신과 만나기 위해 책을 읽는 거야. 그러니까 책을 읽는다는 건 하나의 타자인 자기 자신을 향해 가는 행위와도 같은 거지. 설령 그저 심심해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 책을 읽는다 해도마찬가지야. - P53
매번 낭독회가 끝나면 우리, 그러니까 그녀들뿐만 아니라 나 역시 이야기에서 전해지는 감동을, 어둠 속에 혼자라는 생각에 겁먹은 아이, 우리들 안에 있는 그 아이를 위로해줄 아주 작은 그 빛을, 되도록 빨리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뿐이다. - P61
그 모든 이유 때문에, 이제 나에게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 없긴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앞을 바라본단다. 날 위로해줄네가 여기 있고, 너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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