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그늘 속에 잠겨 있으면서도 펼치는 페이지마다 더없이 다정스러운 빛을 뿜어내는 글을 쓰는 작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또한 순수한절망에서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항상 같은 이야기를 쓰지만 절대로 반복하는 것은 아니며, 미세한 부분에서 예리함을 발휘하는 자신의 생각에 스스로 놀라워하고,
지상에 확고하게 발을 디디고 있지만 공중에서 주저 없이자신을 놓아버리는 그런 작가, 읽는 도중에 벌써 해체되기 - P153

시작해 몇 시간 뒤에는 글 속의 하루살이 같은 인물과 사건,
사물 들이 기억에서 가물가물해지는 산문을 쓰는 작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 P154

나는 일상의 작업을 중단할 필요조차 없었다. 어딘가 구석에서 그는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다. 방금까지 주변을 조금 둘러보고 있던, 도저히 몰라보고 지나칠 수 없는 고독한 방랑자의 형상으로 말이다. 그래서 때때로 나는 그의두 눈으로 찬란한 제란트를 보았고, 또 이 제란트에서 은은히 빛나는 하나의 섬 같은 호수를 보았으며, 이 호수의 섬에 - P186

서 다시금 다른 섬, "가벼운 아침 햇살의 안개에 싸여, 가물거리는 희끄무레한 빛 속에서 이리저리 부유하는 생피에르섬을 본 것처럼 생각된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빗속에 처량하게 잠겨 있는 호수변 산책로에 서면 저 멀리 수면 위에 ‘보트나 나룻배를 탄 항해 애호가들이 머리 위에 우산을 펼쳐놓은 광경이 보인다. 그 풍경은 우리가 "중국이나일본 또는 그 밖의 몽환적이고 시적인 나라에 있다는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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