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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멋모르고 읽은 학교 필독도서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엔 배경이 일본인줄도 모르고 읽었으나... 어디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게 중요하랴? 이 소설은 그리 긴 내용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 짪은 글 속에 여느 장편소설보다 더욱더 큰 것을 담아낼 수 있음에 찬사를 주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선지 단점이라면 글이 길지 못해 인물들의 변천사를 너무 다루지 못한 거랄까... 물론 이 소설을 본다면 단점이라고 하기보다 아쉬운 점이겠지만.
그 가족들을 기다리는 주인 내외의 모습. 가족들이 커가는 모습을 같이 바라보는 그 기쁨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으리라. 허름한 탁자. 곧 문 닫을 시간. 그리고 추운겨울.
새해를 앞둔 시각. 이 이미지 떄문일까? 이 책이 내게 영향을 준 탓인지 추운 겨울밤이 되면 난 내가 잘아는 서울 을지로의 작은 우동집에 간다. 물론 우동 한그릇에 나오는 그런 가족이야 보기 힘들겠지만.
별 생각없이 내가 자주 가는 집이 되었지만. 아마도 내가 가는 이유는 그 우동한그릇이 전해주는 감동때문 아닐까? 그 감동을 조금이나마 체험할 수 있고 싶어? 바라보고 싶어? 저번 12월 31일. 밤. 난 서울 시내 을지로안에 있는 우동집에 갔다. 그 가족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