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쁜 이유가 있다..
재건축 얘기부터 해야겠다. 친정집이 재건축하게 되어 어머니는 다른 아파트로 이사해 살아야 했다. 이사한 것이 내 기억으로 7~8년 전인 것 같다. 드디어 재건축 아파트를 다 지어서 입주하게 되었다. 참 오래 걸렸다. 코로나19로 인해 건축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기도 했고, 중간에 건설사가 바뀌는 등 여러 문제가 생기기도 하면서 공사가 지연되어 완공 시기가 자꾸 늦춰져서다.
난처한 것은 너무 늦게 입주하게 되어 어머니가 89세가 되다 보니 나의 도움 없이 혼자 살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몇 년 전부터 내가 두 집 살림을 하고 있다. 어머니가 반찬을 만들지 않은 지 3년이 넘었을 것 같다. 게다가 어머니는 당뇨병이 있어 아침저녁으로 약을 챙겨 먹어야 하고, 아침엔 공복 혈당을 재고 저녁엔 그 혈당에 알맞게 인슐린 주사를 놓아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어머니가 할 수 있긴 한데 내가 말해 줘야 한다. 노화로 인한 기억력 쇠퇴로 내가 알려 주지 않으면 깜빡 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34평의 새 아파트에 우리 식구까지 다 들어가 살기엔 공간이 좁아 그럴 수가 없다. 어머니에게 안방을 내 주고 나면 작은방 두 개가 남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더 큰 평수의 아파트로 이사 가서 함께 살 수도 없는 것이 우리 식구들도, 어머니도 함께 사는 것에 반대했다. 나는 난감했다.
두 집 살림을 하는 것의 가장 큰 문제는 두 집의 거리다. 어머니가 살던 아파트도, 곧 입주할 새 아파트도 우리집에서 버스로 서너 정거장 가야 한다. 그동안 내가 왔다갔다하면서 피로를 느끼고 병이 나기도 해서 아무래도 내가 어머니 집 옆으로 이사를 가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냈고 실행하기로 했다. 운이 좋게도 어머니가 사는 아파트와 같은 동으로 이사하게 되었다. 어머니가 11층에 살고 내가 10층에 살게 된 것이다. 동일한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니 동선이 짧아 좋고, 마음이 급하면 10층에서 11층으로 한 층만 내가 뛰어올라가면 어머니의 집이니 아주 편리해진다. 어머니가 살던 아파트의 전세금과 우리집을 전세 놓아 생기는 전세금을 합하면 우리 식구가 살 새 아파트의 전셋값을 마련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이참에 딸애가 독립하겠다며 나섰다. 처음 밝히는 것이지만 큰딸은 이미 결혼해 독립해 살고 있다. 이번에 둘째 딸이 독립하겠다고 해서 처음엔 반대했다가 요즘의 추세를 감안해 동의해 주었다. 둘째 딸은 아직 집을 정하지 못해 나와 함께 여기저기 집 보러 다니고 있다. 그러니까 세 건의 이사를 앞두고 있으니 내가 바쁠 수밖에 없고 서재 활동을 할 수가 없네.
서재 활동이 뜸해지면 세 집 이사로 바쁘구나, 생각해 주시길 바라며 올리는 글이다.
(라슬로의 사탄탱고를 읽고 있다. 이에 대한 글은 나중에...)


며칠 전에 눈이 와서 찍어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