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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적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면, 그 이상의 지식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은 이 책의 단점이다. 독서 모임의 선정 도서가 아니었다면 읽지 않았을 책이다. 독서 모임을 하다 보니 이 책처럼 내가 읽고 싶던 책이 아닌데도 읽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 책을 완독했지만 토론할 만한 책이 아니라는 판단 아래 이 책에 대해 토론하는 날 독서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 몇 군데 있었다. 그중 하나가 ‘구두쇠, 포르노, 불륜’에 관한 글이다. 


‘구두쇠, 포르노, 불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구두쇠, 포르노, 불륜은 모두 대상과 상상으로 관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구두쇠는 자기 보물을 실제보다 가치 있게 여긴다. 포르노를 보는 사람은 성적 대상으로서의 면모를 극단적으로 확대한다.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은 그 관계를 실제보다 더 새롭고 짜릿한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상상이 힘을 잃는 순간 이런 관계들은 급속도로 무너진다.

- 이충녕, <가장 사적인 관계를 위한 다정한 철학책>, 178쪽.


“구두쇠는 자기 보물을 실제보다 가치 있게 여긴다.”(178쪽) 이에 대해 내 생각을 적어 보려 한다.

  

⇨ 구두쇠는 자기 보물을 실제보다 가치 있게 여긴다고 하는 말에 동의한다. 구두쇠는 누구나 죽을 땐 빈손으로 죽는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가 보다. 언젠가는 이승에 놓고 갈 보물인데 그것이 가치가 있다면 얼마나 있겠는가? 자신의 가치보다 더 높을 수는 없지 않은가?


예를 들어 친구 중에 가난하지 않은데도 10년간 밥 한 끼 사는 일이 없는 구두쇠가 있다고 가정하자. 나는 그 친구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친구야, 네가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밥을 얻어먹기만 하고 한 번도 사지 않아 10년간 돈 50만 원이 굳었다고 하자. 너는 금전적 이익을 봤다고 여길 테지. 그러나 네가 매력 없는 친구가 되는 점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구나. 네가 친구 사이에서 매력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은 50만 원 이상의 손실이 아니냐?”


난 구두쇠와 사귀고 싶은 마음이 없다. 만날 때마다 내가 상대방보다 돈을 더 써서 손해를 볼 것 같아서가 아니다. 구두쇠는 무엇보다 매력이 없어서다. 호감이 가지 않아서다. 구두쇠가 결혼하면 부부 사이가 좋을 수 없고 자녀와도 사이가 좋을 수 없다고 본다. 한마디로 구두쇠가 되는 것은 주위 사람들이 싫어할 유형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남에게 인색한 이를 좋아할 자가 없을 테고 그런 이에게 복이 있을 리 만무하다. 


우리는 하나의 단점이 도드라져 보이는 누군가가 있을 때 그의 다른 면에 대해서도 대체로 부정적으로 본다. 가령 구두쇠를 볼 때 인색하다는 단점이 부각되어 그의 장점마저 좋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바로 이것이 구두쇠들이 감당해야 하는 큰 손해가 아닐까 한다. 어떤 이는 저축을 많이 하고 싶어 알뜰하다 보니 남에게 구두쇠로 보였을 뿐인데, 구두쇠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가 너무 가혹하다고 혹자는 말할지 모르겠다. 나도 그렇다고 여긴다. 그래서 가혹한 평가를 받지 않으려면 구두쇠로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내 주장의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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