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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사람은 감옥에서도 득도에 이르지만, 어떤 사람은 행복해 보이는 모든 것을 갖고서도 스스로 삶을 중단한다. 대체 삶이란 무엇일까?
지극히 정상적이고 불행할 게 없어보이는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했다. 참 이러이러해서 죽기로 했다고 딱히 이해할 만한 이유도 없어보인다. 수면제를 먹었고 죽으려 했으나 후딱(?) 죽지 못했고, 정신병원에서의 1주일의 삶을 남겨 받게 된다. 수면제 과다 복용에 의한 심장 장애 쯤인것 같다. 그런데, 이런! 다시 살고 싶어졌다. 다시 살 수만 있다면 정말 잘 살 것 같기만 하다.
죽기로 결심했다가 다시 살기로 결심한 베로니카와 죽기까지 결심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의 사연으로 정신병원에서 정신분열증 환자로 지내던 에뒤아르는 서로의 삶의 의지를 알아보고서 함께 정신병원을 탈출한다.
1주일의 시간이 지나고 베로니카는 죽지 않았다. 이 모든 일이 소설의 중간 중간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등장하던 정신병원장 이고르 박사의 소행(?)이었다. 애초에 베로니카의 심장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과다했던 수면제는 그저 소화가 잘 되었던 것이다.
코엘료의 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는 살아야 하는 이유를 잃었다가 다시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그리고 소설속에서 베로니카의 사연이 에뒤아르, 마리아, 제드카에게 영향을 주었던 것처럼 삶의 이유를 찾아가는 이야기는 그것이 지극히 상투적이라 할지라도 분명 전염성이 있다.
코엘료는 바로 뻔하지만 전염성이 강한 삶의 의지를 들려주고 있다. 이고르 박사의 논문의 마지막 장, '죽음에 대한 자각은 우리를 더 치열하게 살도록 자극한다'는 내용은 알고보면 뻔한 것이다. 하지만 그 실체는 말그대로 치열하고 역동적이고 경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