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그게 뭔데? 낮은산 키큰나무 4
베르트랑 페리에 지음, 이선주 옮김, 조승연 그림 / 낮은산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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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네살짜리 아이의 이야기이다.
부모에게 맞고 사는 아이.
죽을 만큼 아파도  무력한 '희미함'을 스스로의 방패로 삼아  그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면서 맞는 아이.
그저 평범하고 얌전한, 보통 아이.
이정도면 어쩌면 그리 심한 괴로운 삶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자기위로로 사는 아이.
주변에 친구도 없는아이,아니,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주변에는 친구가 없음을 일찍 깨우친,그래서 스스로 친구를 만들지 않는 아이.

...퍽!내 머리가 부딪힌다.세상이 깜깜해진다.세상이 사라져 버린다.어디가 오른 쪽이고 어디가 왼쪽인지도 모르겠다.더는 머리를 움직일 수도 없다....

...무엇이라도 아름다운 걸 떠올려 보려고 안간힘을 쓴다.아름다운 이미지나 생각에 집중하게 되면 덜 아프겠지.하늘.구름이 떠다니는 파란 하늘...찾을새도 없이 따귀로 그의 손이 날아든다.아름다움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보여 주면서...

..."일어서!서!어서!"
하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나는 일어설 수가 없다.일어서지 못한다...

...아프다.숨도 쉬기 힘들다.호흡을 멈추고는 고통속으로 잠수한다...

...그가 주먹을 마구 날린다.내가 절규한다.맘대로 울부짖어지지가 않는다...더는 구호의 손길을 기다리지 않는다...내 소리를 듣는 이는 아무도 없다.듣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살 수 있을 것 같지 않다.살아 남고 싶지도 않다.상처가 아물기를 바라지도 않는다.앞으로 몇주간은 계속될 고통의 메아리를 듣고 싶지도 않다.죽고싶다,아니 적어도 기절이라도 하고 싶다.하지만 그렇게 되지가 않는다...
.

청소년 도서로 분류되어 있는 책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다.
자기 자식을 사랑하는 아버지도 읽어야 하고, 내 새끼가 속썩인다고 속상해 하는
어머니도 읽어야 한다. 바빠서 아이들 얼굴보기가 힘든 아버지도 읽어야 하고,똑똑한 자식으로 키우고 싶은 어머니도 읽어야 한다.언젠가는 자식을 둘 싱글들도 읽어야 하고,영원히 결혼을 하지 않을 이들도 읽어야한다.선생님들도 읽어야 하고.정치인들도 읽어야한다.
이 책의 주인공 아이가 바로 내 자식이고,내 아이의 친구이고,내 학생이며 내 이웃이고 내 국민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것만을 보여 주며 아름답게 살라고 말하는 책들과는 다른 책이었다.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없지만 읽는 내내,그리고 읽고나서도  느리지만  강하게  펀치를 날린다.내 가슴 깊숙히...
읽고 난 지금,내 가슴에 시커먼 멍자욱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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