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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 씨의 말 1 - 하하하, 내 마음이지 ㅣ 요코 씨의 말 1
사노 요코 지음, 기타무라 유카 그림, 김수현 옮김 / 민음사 / 2018년 4월
평점 :
일본 NHK 방송에서 작가 사노 요코의 에세이 중 몇 편을 추려 우에루라 노리코의 낭독과 기타무라 유카의 그림으로 프로그램을 편성해 화제가 되었다. <요코씨의 말>1,2편은 그것을 엮어 출간한 겻이다.
베스트셀러가 된 그림책 <100만 번 산 고양이>의 작가 사노 요코의 가식 없고 솔직담백한 인생살이 경험담이 담겨있다.
첫장에서 아이를 수영교실에 보내고 그곳에서 수영을 하는 20여 명의 아이들을 보며 특별함 속에서 와글와글 경쟁하며 커가는 평범한 아이들의 노력을 발견한다.
5월에는 아이들과 잉어 연을 만들었는데 정작 그림이 전공인 어른 두 명은 잉어의 비늘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아이들은 창의적이고 개성있는 연을 만든다. 하늘에 펄럭이는 반짝이고 화려한 스무 개의 잉어 연 중에서 어른들의 연 두 개만이 마치 죽은 잉어처럼 걸려있어 둘은 머쓱한 웃음을 짓는다.
시바견과 닥스훈트의 믹스견 모모코의 천진난만하고 익살스런 이야기와 우표를 할짝 핣아서 붙여 보내는 소소한 즐거움이 그려진다.
마지막 장에 실린 계단식 밭을 올라가면 나오는 집으로 시집 간 큰어머니 이야기를 읽다보면 코끝이 시큰해진다. 한평생 들에서 일하며 산 촌부가 아들딸을 낳고 열심히 살다가 노인이 되어 치매를 앓고 난후에야 남편과의 사랑을 어떻게 이어가는지 마치 영화같은 이야기에 가슴이 뭉클해 진다.
다양성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당당하고 재미있게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법과 타인을 이해하는 눈을 키워준다.
소제목들도 재미있고 내용들을 읽다보면 웃음과 눈물이 쉴새없이 터진다.
그림일기같은 수채화 풍의 예쁘고 정겨운 그림과 잔잔하면서도 용기와 웃음을 주는 사노 요코의 글들이 지친 마음 속에 어느새 스며들어 보약을 먹은 듯 힘이 나게 한다.
<요코 씨의 말> 2에서는 편리함에 익숙해져가는 현대인이 정작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을 잃어가는 풍경을 그리워하게 되는 '적어도 더 이상, 그 누구도 아무것도 생각해 내지 말았으면 좋겠다'와 못생긴 얼굴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힘든 세상살이, 나이가 먹어도 사라지지 않은 것들, 돈의 위력으로 품위를 잃어버린 사회, 지인과 오빠의 죽음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마지막 장에는 암이 걸린 고양이 후네의 죽음을 보며 고양이를 향한 애틋한 마음과 자신도 그렇게 평범하게 죽기를 소망하는 작가의 의지가 담겨 있다.
애정은 가까이에 있는 존재를 아끼는 데에서 생겨난다. 그것은 때로는 미의식조차 바꿔 버리는 불공편한 편애이다. -‘아, 이놈은 아빠가 닥스훈트에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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