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어라 - 법정의 산중 편지
법정 지음, 박성직 엮음 / 책읽는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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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어라>는 법정 스님이 친동생처럼 아끼던 사촌동생 박성직에게 보낸 편지 모음글이다.

전남대학교 상과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박재철은 출가를 결심하고 고향을 등지고 산에 오른다. 하지만 사랑하는 동생 박성직에게 산중 소식을 종종 전하며 안부를 주고받고 소포로 필요한 책이나 물품을 받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한방을 쓰며 지낸 그의 사촌동생 박성직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입학하고 군에 입대하며 직업을 얻기까지 법정의 편지쓰기는 계속된다.

1955년부터 이어진 편지글은 1964년 수도하러 궁벽한 산중에 들어갈때까지 이어진다.

그후 6년간 편지를 보내지 않다가 1970년부터 편지를 다시 보낸다.

편지글을 읽다보면 다정하고 인간적이며 책읽기를 좋아하는 법정스님의 감춰진 여러 면모를 만나볼 수 있다.

꿈에도 나타나고, 가을날에는 문득 떠오르기도 하는 귀대를 앞둔 성직에게 산중에 들렀다 가라는 편지를 전한 후 같이 찍은 사진이 실려있다. 난초같은 젊은 스님의 모습에 눈물이 핑돈다.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며 살았던 법정이지만 출가 초기엔 그가 고향에 두고 온  몇 권의 책과 문예지 등을 동생을 통해 산중소포로 받기도 한다.

그러다 옛집의 주소조차 잊어갈때 쯤 법정은 조금씩 수도자의 길로 들어선다.

청년 박재철에서 수행자 법정으로 영글며 익어가는 그를 만나볼수 있다.

두 마음으로 책을 읽는다. 편지를 받은 동생 박성직의 눈으로 읽다가 편지를 쓴 형의 마음으로도 책을 읽는다. 때론 잔소리쟁이에 동생을 귀찮게도 하는 법정이지만 편지 곳곳에 깊은 사랑의 문장들이 숨어있다.

 

비슷한 유형의 책으로 <마음하는 아우야 법정스님 편지>에는 원고지에 쓴 색이 바랜 스님의 편지와 동생 성직의 짧은 마음글과 스님의 사진들이 실려있다.

아쉽게도 이 책은 절판되어 중고서점에서 구입하거나 도서관에서 대여해 읽어야 한다.

내 책들 잘 있다니 마음 놓인다. 벽에 붙은 그림들에게도 안부 전해 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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