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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길의 왼쪽 - 황선미 산문집
황선미 지음 / 미디어창비 / 2019년 3월
평점 :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 황선미의 신간 산문집이다.
작가는 서문을 통해 이 글이 자신의 내면의 응어리를 풀어가는 과정 속에서 내가 나일수 있는 것들에 대한 들여다 봄에 관한 것임을 말한다.
1부 오래된 통증에서는 작가의 어릴 적 흉터와 상처, 가족 간에 흔들리던 마음들을 풀어놓는다.
편안해 보이는 황선미 작가의 인상과는 달리 생각보다 어릴 적 상처 얘기가 많아 좀 놀랐다.
엄마한테 맞는 매를 피하지 않고 손으로 막아 새끼손가락이 구부러진 그녀에게 엄마가 '에미를 이겨먹으려 든 년'이라는 표현은 모녀 사이 위태로운 관계의 절정이다.
옴망눈에 못난이 손톱, 화상을 입은 발등... 그것들을 잘 다독이며 풀고 살아온 그녀가 위대해 보인다.
2부 오래된 조각들에서는 욕망이 크고 콤플렉스 덩어리인 외로운 여자의 그늘진 자리가 어떻게 환해지는가를 들려준다.
너무 오래 못봐서 보고싶다는 말을 하는 열살 아이 친척 손주와의 통화로 마음이 부드럽게 녹아버린 작가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봄비 오시는 날 FM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자신의 에세이를 듣고 삶의 부끄러운 자리 다 지워지게 오는 비를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고맙게 바라보는 그녀가 있다.
3부 이방인일 떄 다가오는 것들 편은외국의 낯선 도시에서의 여행 경험을 통해 실수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들이다.
좋은 음식을 한 그릇 먹고 속이 편안해지는 것처럼 작가의 자기고백적 이야기들을 읽으며
내 마음도 덩달아 말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