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마음
이토 히로미 지음, 나지윤 옮김 / 책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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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시인 이토 히로미가 쓴 <개의 마음>은 그녀와 십사 년을 함께 산 저먼 세퍼드 암컷 '다케'와의 일상과 이별과정을 담담하게 일기를 쓰듯 7부로 나누어 쓴 에세이다.

 

책에는 다케와 니코, 아버지의 죽음 후 키우게 된 루이까지 세 마리의 개가 등장한다.개 뿐만 아니라  앵무새, 고양이, 거북이, 코요테에 관한 이야기도 나와 작가가 동물들과 소소한 정을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늙어가는 개에게서 노령의 아버지와 몇 가지 닮은 점을 발견한다. 웅크리며 힘없이 자거나 걷지 않아 점점 약해지는 근육과 노쇠해 병을 앓는 모습을 보며 쇠약해 지는 존재에 대한 연민을 느낀다.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기던 다케를 위해 가족은 안락사를 고민하지만, 그동안 다케에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았던 저자의 남편이 그것에 반대하며 개를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다케가 늙긴 했지만 고통을 느끼지도 않고 아이들도 다케를 잘 돌봐줍니다. 우리 가족은 오랫동안 다케와 함께  살아왔어요. 돌보기가 다소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다케를 죽일 수는 없습니다."

 

애견인구 천만 시대, 책에 삽입된 작자 미상의 '무지개 다리 이야기'는 애견인의 눈시울을 젖게 한다.  아픔이 없는 천국에서도 주인을 기다리는 것이 개의 마음인 것이다.

 

그러나 책의 내용 중 작가의 작업실을 엉망으로 만든 똥 얘기와 온 집안에 진동하는 세 마리 개의 소변냄새, 치료를 이한 병원비 과다 지출에 관한 이야기는 개를 키우는 사람에게는 익숙하 일들이지만 그렇지 않은 독자에게 생경함과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

 

선천적 기질과 후천적 기질이 양립하는 개의 마음을 살펴 어떻게 좋은 친구로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 개의 마음과 인간의 마음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그것에 대한 답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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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가매 2018-09-11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17년을 함께 산 말티즈와 이별을 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많은 공감이 갔다.
특히 책 표지에 실린 개의 뒷모습이 주인을 기다리는 녀석들의 한결같은 충직한 마음이
그대로 보이는 것 같아 귀엽고도 쓸쓸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