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방대수 옮김 / 책만드는집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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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힘은 얼마나 강한가. 우리는 무모하고 위험하며 치명적인 사랑의 종잡을 수 없는 질주를 자주 발견한다. 때론 그 질주의 주인공이 되어 맹목의 드라이브를 감행하기도 한다. 잘못될 운명에 얽혀들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사랑인가? 개츠비의 사랑도 생의 출구가 아닌 종착역으로 그를 내몰고 가지만, 피츠제랄드가 굳이 그에게 '위대하다'는 형용사를 달아준 이유는 아마도 그 사랑 때문이 아닐까?

피츠제랄드는 <위대한 개츠비>를 통해 경제공황 직전의 떠들썩 했던 1920년대의 미국의 모습을 우리앞에 되돌린다. 그는 개츠비가 한 평범한 젊은이로 출발하여 성공한 사업가로 스러지기까지의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를 기회의 제도라 정의한다. 또 사치스러운 화려함, 부도덕, 불미스러운 거래등을 통해서라도 한 인간이 지닌 삶의 희망과 목표를 충족시킬 수 있는 그 뒤틀린 사회를 주시한다. 하지만 개츠비에게는 삶의 목표 뒤에 가려진 사랑이라는 이유와 동기가 있어, 그는 오히려 풍족한 희생자였고 그의 생은 아주 이상적인 비극이었다.

개츠비가 보여준 사랑은 어떻게 보면 지나칠 정도의 초현실적 낭만과 환각적 순수로, 요즘 세대의 초고속 사랑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절실함과 애절함의 벽을 느낄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독자들에게 공감 보다는 허무함, 안타까움 보다는 냉소라는 반응이 앞서기도 했을 것이다. 또 수 많은 상징적 표현과 그만의 간결하고 날카로운 문장력으로 알려진 피츠제랄드의 문체가 고스란히 변역되어 그 글의 향기가 우리의 온몸 가득히 퍼지는 일도 쉽지 만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인생의 테마로 장식된 20세기의 이 고전은 사랑이라는 끈으로 이 세상에 얽매인체 방황하는 우리의 운명과, 우리의 생에서 다시는 되돌릴 수 없고 그래서 잊지 못하는 그 <순간>들을 끊임없이 되새기는 우리의 <추억>의 한숨소리로 다가온다.그리워 할만것들은 언제나 왜 그렇게 신속히 사라져 가는 것인가... 어쩌면 사라져 버려서 더 그리운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쩌면 그리움은 다시 찾는 것이 아니라, 가급적 가슴에만 담아 두어야 할 것 인가보다. 피츠제랄드가 이 소설의 마지막 구절에서 밝히듯이, '... 그렇게 우리는 과거 속으로 끊임없이 밀려가면서도, 흐름을 거스르며 배를 띄우고, 파도를 가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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