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고 곧은 시선을 가지되 차갑지 않은 사람은 흔치 않다. 책을 읽어내려 갈 수록 문장 뒤에 숨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도 흔치 않다. 어떤 글은 명랑하고 어떤 글은 따뜻해서 나에게도 이런 사람이 있었으면 하고 자꾸만 바라게 됐다. 동생이 짧은 머리로 받아내는 시선을 그렇게 고까워했으면서 작가소개의 사진에 편견을 가졌다가 군대 이야기에 몇 번이고 사진을 다시 들여다 봤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 마음이 갔을지도. 세상에는 분명 이런 사람이 존재한다는 걸 조리있게 글로 풀어내 증명해준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세상에 분명 존재하면서도 자신이 똘씨같다고 느끼거나 뭔가 잘못됐나 의심하게 되는 같은 부류이지만 유약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또 작가처럼 따스하고 바른 사람으로 살기를 기꺼이 바라는 사람들이 늘어나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