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웨이
줄리아 카메론 지음, 임지호 옮김 / 경당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4일간의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통장에 급여가 들어왔을 때 들어온 돈은 4만원이 적었다. 나의 계산이 틀린 게 아닌지 몇 번 더 계산해 보았다. 여전히 맞지 않았다. 나는 돈을 더 달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에 불안함을 느꼈다. 사무원 언니에게 전화하니 언니는 그럴 리 없다는 듯 당당한 말투였다. 그러나 함께 계산해 보고는 착오가 있었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정당한 일을 해냈다는 기쁨을 느꼈다. 이처럼 원래 받아야 할 것을 받는 것은 ‘회복’이란 단어와 관련이 있다. 회복은 ‘본디 상태로’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창조성 역시 회복해야 하는 대상임을 알려주는 책이 <아티스트 웨이>다. 모든 사람에겐 원래 창조성이 있었다. 창조성이 메마른 이들은 창조에 관심이 없거나 관심이 있더라도 내부와 외부 비판으로 인해 소심해진 것일 뿐이다. 이 비판의 파괴성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을 종종 넘어선다. 저자 줄리아 카메론은 독자들에게 창조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격려하며 신념을 북돋워준다. 12주 과정으로 되어 있는 그녀의 책을 따라가면 창조성 회복의 길, 예술가로 살아가는 아티스트 웨이가 무언지 경험할 수 있다.


“창조적인 아티스트의 삶에서 재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용기이다.” 이 한 문장에 실로 줄리아 카메론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들어가 있다. 예술가의 길을 선택하지 못한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두려움이다. 내가 덜 받은 4만원을 받기 위해 용기를 내야 했듯 창조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도 용기를 내야 한다. 많은 예술가들이 불안하고 힘든 시기를 거쳐야 했지만 끝까지 밀고 나갔기에 주저앉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런 신념의 인물들은 창조의 신도 도와주게 되어 있다. 그들은 우연한 사건이 맞물려 일어나는 ‘동시성’을 겪게 된다. 예를 들면 폴 오스터가 소설을 쓰다가 파산 직전에 이르렀을 때 아버지의 유산이 굴러들어와 새 소설을 쓸 여유를 얻게 된 것처럼 말이다.


창조성이 우리 안에 숨어 있다는 것, 창조의 신이 창조하는 이들을 도와준다는 것만으로는 불안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알고 있는 사실만으론 쉽게 변하지 않는다. 저자는 창조성 회복에 도움을 줄 실제적 훈련들을 소개한다. 다른 책에서 접해보지 않은 비법이라 신선했다. 이 훈련들은 ‘자기 자신이 되기’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우리를 되찾아야 한다.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버려두었던 자신, 타인의 의견을 따르느라 존중하지 않았던 자신. 누구도 될 수 없는 유일한 자신, 창조의 신을 닮아 자유롭고 아름다운 자신으로.


<아티스트 웨이>가 제안하는 훈련을 계속하다 보면 나도 내 안의 아티스트가 원하는 것에 더 다가가 있을지 궁금하다. 그동안 확신하지 못했던 만화가의 꿈에 자신감을 갖게 되면 좋겠다. 나 외에도 예술가의 그림자에 만족하는 친구들이,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참된 자신을 찾기를 바란다. 당신 내부에 숨죽이고 있는 창조성을 발견하게 되기를. 이 책을 통해 나뿐 아니라 창조성이 막힌 많은 이들 속에도 확신의 씨앗이 뿌려지길 기도한다. 부족하지만 창조의 신이 허락하신다면 우리를 아티스트라 부르자. 그리고 아티스트는 다른 아티스트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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