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유정식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창작! 가슴 뛰는 단어다. 그러나 막상 창작의 세계는 경쟁이 치열하다. 음악이든, 미술이든, 문학이든 회전율이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헥헥)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의 저자 라이언 홀리데이는 이런 시대에 지지 말라고 한다. 당장의 인기나 수입에 급급하지 말고 적어도 10년은 사랑받을 작품을 만들라는 것이다. 그 정도 목표 없이 어떻게 뛰어난 창작을 할 수 있겠냐고. 

 그는 창작을 하기에 앞서 '왜 창작하는가?'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라고 했다. 이 문제 앞에서 난 잠시 멈칫했다. 사실 창작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시 한 편 제대로 안 쓴지 오래였다. 10년이 지속될 작품이든 불멸에 가까운 작품이든 나와 무슨 상관이겠는가 하는 회의가 들었다. 그렇다고 창작에 대한 열망을 다 포기한 것도 아니었기에 그의 이야기는 솔깃한 구석이 있었다.

 희생함으로써 의미가 생겨난다.
 노력함으로써 목적이 생겨난다. 
강력하고 중요한 어떤 것을 만들어내고자 한다면 
최소한 그에 걸맞은 강력한 내적 동기에 의해 
스스로를 움직여야 한다. 
44-45p

 저자는 다음 질문으로 '이 작품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라는 걸 제시했다. 이 질문 역시 내가 평소 잘 생각하지 않던 것이었다. 어찌보면 누군가에게 하고픈 말이 없기에 창작에 대한 열의도 사그라든 것 같았다. 나는 정말 말 걸고 싶은 대상이 없는 건지 고민되었다. 저자는 이어서 '무엇을 위해 창작하는가?' 라는 질문을 추가했는데, 작품이 세상에 어떤 가치를 더해주는지 고민해 보라는 의미였다. 이건 '사람들이 무엇에 돈을 지불할 것인가?'와도 관련있는 질문이었다.

 위의 내용은 책의 첫 챕터 '창조의 과정'에 관한 글이다. 그야말로 창작의 블랙홀에 빠져 있던 내게 최고의 작품을 만드는 걸 목적으로 창작해 보라는 저자의 등떠밈이 아닐 수 없었다. 두 번째 챕터를 통해서는 작품을 다듬고 포장하는 것에 대한 팁을 알 수 있었다. 그 밖에도 세 번째 챕터로 마케팅을 어떻게 할 것인가, 네 번째 챕터로 플랫폼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팁을 얻을 수 있었다.

 창작자가 왜 마케팅이며 플랫폼까지 신경써야 하는가? 라고 생각했었지만, 책 읽으며 작가의 말에 설득당하고 말았다. 좋은 작품만 만들면 나머지는 훌륭한 편집자와 출판사가 저절로 따라 붙어서 뒷처리를 다 해줄 거라는 건 지나친 낙관이며 무책임한 운명론인 것이다. 사실 플랫폼이란 영어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이런 내게 저자는 창작에 대한 A부터 Z까지 알려 주었다. 그리고 이제 알았으면 창작을 시작해 보라고 등을 떠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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