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1 (양장) - 제1부 개미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공부하다가 책 위로 올라오는 작은 개미들을 죽인 적이 많았다. 칼로 몸뚱이를 잘랐는데도 계속 꼬물거리는게 신기해서 가만히 바라본 적도 많았다. 아마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개미>를 읽은 후... 이젠 다시 그런 짓(?)을 못할 거 같다.

개미들의 시각에서 본 인간의 모습, 인간들의 시각에서 본 개미의 모습...서로의 입장이 동시에 제시되면서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삽입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의 내용을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러나 <개미혁명> 부분은 다소 억지스럽기도 하고, 지루한 내용들이 많았다. 이야기를 억지로 길게 늘인 듯한 인상을 줬다. 오히려 그냥 <개미의 날>로 끝을 맺었으면 더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된다.

'손가락'(인간)을 신이라고 여기는 개미들의 포교, 광신도들처럼 모여서 기도하는 모습은 다소 어색했다. 그리고 쥘리를 포함한 고등학생들이 일으킨 '개미혁명'도 비현실적이며 황당했으며 다른 사건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갔으면 더 나았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했던 생각.. 다른 사람들도 했을까? '이 책의 내용을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 한가운데서
나다니엘 필브릭 지음, 한영탁 옮김 / 중심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드라마같은 인생이라는 말이 있는데 '바다 한가운데서'의 에식스호 사람들의 인생은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인생을 살았다.

고래의 공격으로 배가 침몰하자 자그마한 보트를 타고 석달동안 그 넓은 바다를 헤매면서 갈증과 굶주림에 고통스러워하고 죽은 동료의 시체를 먹어야만 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썼으면 말도 안되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로 치부됐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비현실적일 거 같던 이야기가 실화라는 게 정말 놀라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번 책 앞뒤를 훑어보면서 '과연 이 이야기가 실화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자료로 제시된 사진도 어쩌면 다 거짓말일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였다.

특히, 갈증과 굶주림에 처한 인간의 변화와 심리 묘사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치밀했다. 마치 나도 에식스호 선원들과 한 배를 타고 그들과 함께 그 고통을 느끼는 거 같았다. 해골에 가까운 모습을 한 채 동료의 인골을 손에 들고 골수를 빼 먹고 있던 선원들의 모습이 잊혀지질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애소설 읽는 노인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다 읽고 덮을 때, 나도 모르게 긴 한숨이 나왔다. 마치 내가 노인이 된 거처럼, 마치 내가 밀림을 헤집고 다니며 암살쾡이를 사냥한 것처럼 긴장했는데, 그 긴장이 풀려그런지 약간 지친 듯 한숨이 나왔다. 그만큼 소설에 몰입했던 거 같다. 내용이 그리 길지 않은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작가가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이끌어가기 때문에비교적 빨리 읽을 수 있었다.

자연 그대로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눈물날 정도로 아름다운 연애 소설을 좋아하는 노인,인간에게 새끼를 빼앗기고 복수를 하는 암살쾡이, 밀림을 거칠게 파헤치는 인간들, 이 모두를 신비롭게 둘러싸고 있는 밀림...이 소설을 정말 흥미로우면서도 매혹적인 이야기로 만드는 것들이다. 밀림이나 자연 보존을 위해 쓰여진 고발문학이라고 한다면 조금 딱딱하게 느껴지겠지만, 딱딱하고 무겁게 느껴질법한 주제를 작가는 정말 쉽게 우리에게 전해주는 거 같다. 사는 게 조금 지루하다고 느낀다면 밀림을 한 번 떠나보는게 어떨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갈리아의 딸들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지음, 히스테리아 옮김 / 황금가지 / 199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읽은 책 중에서 '이갈리아의 딸들'만큼 웃으면서 읽은 책이 없는 거 같다.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뒤바뀌었다는 전체적인 줄기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세세한 부분까지도 바뀌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말투부터 행동 하나하나까지...

처음엔 어색하기도 했지만, 나중엔 이런 세상에서도 한번쯤 살아보면 재밌겠다라는 생각도 했다. 다른 사람들의 서평을 읽어보면 이 책을 읽고 통쾌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재미도 있었고 남녀의 역할이 뒤바뀐다는 발상이 신선했지만, 한편으론 서글프기도 했다.

과장되기는 했지만 이갈리아의 남자들의 모습이 결국 아직까지도 행동의 제약을 받고 있는 현재 우리 여자들의 모습이 아닌가? 단순히 재미만 주는 책은 아닌거 같다. 진정한 남녀평등이란 무엇인가, 영원히 한쪽 성이 다른 한쪽 성의 위에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199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을 쓰기 전, 내가 서평제목으로 미리 생각해뒀던 제목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제목으로 삼은 걸 보게 됐다. 그건 아마도 이 책을 읽은 후,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한다. 고아인 인디언 소년 '작은 나무'가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운다는 이야기로 책장을 넘길때마다 훈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일반인들과 생활 방식이 달랐던 그들은(인디언) 사람들의 위선과 잔인함을 경험하게 되고 자연을 통해서 삶의 철학을 배운게 된다. 할아버지, 할머니 보호 아래에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게 될 거라고 생각했던 '작은 나무'는 결국 다시 혼자가 되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떠나게 된다. 순수한 '작은 나무'가 험한 세상에 잘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서 얻은 지혜와 용기로 잘 해낼거라고 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