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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 읽는 노인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다 읽고 덮을 때, 나도 모르게 긴 한숨이 나왔다. 마치 내가 노인이 된 거처럼, 마치 내가 밀림을 헤집고 다니며 암살쾡이를 사냥한 것처럼 긴장했는데, 그 긴장이 풀려그런지 약간 지친 듯 한숨이 나왔다. 그만큼 소설에 몰입했던 거 같다. 내용이 그리 길지 않은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작가가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이끌어가기 때문에비교적 빨리 읽을 수 있었다.
자연 그대로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눈물날 정도로 아름다운 연애 소설을 좋아하는 노인,인간에게 새끼를 빼앗기고 복수를 하는 암살쾡이, 밀림을 거칠게 파헤치는 인간들, 이 모두를 신비롭게 둘러싸고 있는 밀림...이 소설을 정말 흥미로우면서도 매혹적인 이야기로 만드는 것들이다. 밀림이나 자연 보존을 위해 쓰여진 고발문학이라고 한다면 조금 딱딱하게 느껴지겠지만, 딱딱하고 무겁게 느껴질법한 주제를 작가는 정말 쉽게 우리에게 전해주는 거 같다. 사는 게 조금 지루하다고 느낀다면 밀림을 한 번 떠나보는게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