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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1 - 애장판
신일숙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아르미안의 네딸들' 다음으로 접하게 된 신일숙님의 작품이 바로 '리니지'이다. 사실 난 이런 중세 시대 만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정말 이런 이름이 그 당시에 쓰였을까 싶을 정도로 촌스럽게 복잡스런 이름들, 늘 약한 공주와 그를 지켜주는 기사, 뻔한 선악 구조, 마법사, 요정 등이 비현실적인 듯해서 읽기 전에 많이 망설이게 된다.
Lineage...혈통, 가계란 뜻이다. 어머니와 재혼하고 왕위를 차지한 반왕에 대항해서 자신의 왕위를 찾고자 하는 붉은 머리 왕자 데포르쥬와 그의 수호기사들 이야기인데 제목 그대로 이 책에선 혈통을 중심이 된다. 사실 이 책을 보다보면 데포르주는 억세게 운이 좋은 놈이다. 본인도 노력을 했고 타고난 기질도 무시 못하겠지만 그를 돕고자 5명의 수호기사들이 자신의 몸을 던져 가면서 그의 곁에서 그가 왕이 되는 걸 도와준다. 왜냐? 그가 바로 순수한 왕족이기에 왕의 자리에 올라가야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뭐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너무 맹목적인 충성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이 만화의 전체 기둥이 바로 'lineage' 이니깐...
'아르미안의 네 딸들'보다 덜 비극적이며(그 만화는 시종일관 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덜 복잡해서 읽기가 편했다. 오히려 싱겁고 허무할 정도로 쉽게 끝이 나버리니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거기에다 신일숙님의 섬세한 그림체까지 곁들여져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만화였다. 등장인물도 하나하나 나름대로 매력이 넘쳐 맘에 들었다. 특히 달의 기사 질리언이 마법사 조우에게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둘이 연결이 되지 않아 아쉬웠다. 신일숙님이 아직도 활동을 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만화에 대해 워낙 무지해서 아는 게 별로 없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많이 내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