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스러운 종이에 빳빳한 하드커버로 화려하게 꾸민 요즘 책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일장기처럼 하얀 표지에 빨간 원이 커다랗게 그려진 눈에 잘 띄지 않는 평범한 책이었다. 내용 역시 차분하다. 전에 자극적인 내용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일본은 없다'보다 담백했다. 일본사를 전공했으며 와세다 대학에서 박사 공부했던 저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역사 지식과 일본에서의 생활 경험을 적절히 섞어서 참 편하게 일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언뜻 보기에 딱딱한 느낌이 들고 왠지 어려울 것 같아 책장 한 쪽에 놓아두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참 재밌고 쉽게 읽혀져서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을 정도다. 전체적으로 문체가 담백했지만 때로는 냉정하게 일본인과 우리가 갖고 있는 서로에 대한 편견 그리고 잘못된 일본과 우리의 역사교육 등을 비판했다. 저자가 일본이 머물렀을 때가 1980년대였고 이 책을 96년도에 썼다. 지금은 2003년이고...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달라지고 있으니깐 아무래도 책에서 저자가 말한 일본인과 일본은 현재 실제와는 많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저자가 강조한 것은 일본을 정확하게 알자는 것이다. 정확하게 알아야 이길 수 있지 않겠느냐며 말이다. 몇년 전 책이어서 내용이 낡을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책이 쉽고 재미있어서 학생들이 읽어봤으면 한다.